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비몽사몽한 새벽, 그녀는 '보고 싶어' 라는 고백으로 나의 하루를 열어준다.
모두가 자고 있을 시간에 열심히 운동하며 인바디 수치도 정리해본다.
주말에 본가에서 맛있는 걸 먹어서, 조금 느슨해진 것 같다며 자책 아닌 자책을 한다.
살이 붙을수록 예쁜 곳에만 살이 붙고, 살이 없으면 좋은 곳은 근육과 뼈만 드러나는데도 말이다.
원래 가진 사람들이 더 하다. 세상은 불공평하다.
불공평하게 아름다운 그녀.
오늘도 힘차게 업무에 임한다.
어떤 업계의 어떤 일도 마찬가지지만, 열이 오르는 일들이 생기곤 한다.
그럴 때마다 언젠가 나와 여행할 생각, 나와 삶을 합칠 생각으로 스스로를 달랜단다.
나를 그녀의 "구원자" 라고 불러주는 그녀. "절망을 버티게 하는 힘" 이라고 불러주는 그녀.
그녀 스스로를 "자기만 기다리면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사람" 이라고 부르는 그녀.
그녀야말로 나의 구원자이고, 나의 절망을 버티게 하는 힘이다.
나는 그녀가 아니면 하루하루를 버틸 수 없다.
그래서 그녀와 함께라면 무슨 일이든지 하고 싶어지고, 설레는 것 같다.
그녀는 나 혼자였다면 평범하고 재미없는 일을, 함께라면 신기하고 즐거운 일로 만드는 힘이 있다.
배 채우기 바쁘게 먹을만한 음식을, 파인 다이닝보다 맛있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고,
빠르게 지나치느라 쳐다보지도 않았을 장소를, 관심을 가지고 들러 기쁨을 찾게 하는 힘이 있다.
주변 모든 것을 아름답게 하는 사람.
주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그녀 주변 공기마저 바꿔놓는 사람.
그래서 아름다운 사람이다.
아름다운 그녀가 운동하는 영상을 더 보내줬다.
열심히 찍어주신 퍼스널 트레이너 선생님께 또 진심 어린 감사를.
하지만 먹는 음식마다 사진을 찍어 보내라- 하는 엄한 명령도 떨어졌다. 조금 미워졌다.
그녀가 영상을 SNS 에 처음으로 올려봐도 괜찮을까- 하고 먼저 나의 의견을 묻는다.
옷이 너무 딱 달라붙는 건 아닌지- 영상이 너무 남사스러운 건 아닌지- 내 눈치를 신경써준다.
제발 빨리 올려달라고 했다. SNS 는 자랑하는 곳이니, 현실에서 가장 빛나는 것을 올리는 곳이다.
현실에서 가장 빛나는 것이라면, 역시 그녀의 몸매.
사실 그녀에게 남편 의견을 물어야할 의무가 있다거나, 내가 결정해줄 권리가 있는 게 아니다.
아무리 내가 그녀를 온전히 가졌다고 해도, 그녀는 나의 소유물이 아니며,
아슬아슬하게 몸을 가리는 비키니를 입고 SNS 에 몸매를 자랑하는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든,
자신이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일이고, 자신의 자유이다.
하지만 그녀는 언제나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나에게 먼저 조심스럽게 물어봐주곤 했다.
나의 의견을 먼저 묻는 그녀의 사려 깊음과, 작지만 큰 배려가 느껴져서, 고마웠다.
내가 아무리 괜찮다고 해도, 그녀는 언제나 사진을 올리든, 영상을 올리든,
혹은 친구들과 만나기로 하든, 남사친과 둘이 식사를 하든, 상사와 둘이 술을 마시든,
나에게 먼저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하듯 말해주는 편이다.
요즘 잘 쓰이는 말로 테토녀(?) 에 무던한 면이 많아서, 전혀 그렇게 살아온 사람이 아닌 걸 아는데,
천성(?) 에서 벗어나 최대한 나에게 모든 일상을 공유해줘서, 나도 더 잘해줘야겠다고 느낀다.
나는 평생 그녀만큼 내 기분 구석구석에 신경써주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시크한 그녀가 나의 일거일동에 노심초사할 때, 솔직히 특별함을 느낀다.
서로 많이 사랑하는 사람들일수록, 너무 옭아매거나 감옥에 가두기 전에,
사랑하는만큼 믿고, 상대방을 더 자유롭게 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녀는 내게 그런 믿음과 자유를 주는 사람이다. 그리고 나도 그런 믿음과 자유를 주고 싶다.
부끄러움 한 점 없이 살며, 자신을 투명하게 드러내되 깊게 생각해서 부드럽게 표현하는 그녀라,
자연스럽게 서로 믿음을 주면서도 자유롭게 지낼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갈 길이 멀다. 그녀에게 종종 예민하게 굴곤 했다.
하지만 그녀는 단 한 번도 나에게 불편하게 대한 적이 없고, 나를 불편해한 적 없다.
다 그녀 덕이다. 그래서 그녀와 같은 사람과 사랑하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
새로운 운동 영상들을 본다.
영상 하나하나마다 그녀의 건강미와 아름다운 몸매가 뿜어져 나온다.
근육 하나하나가 성이 나 있다. 왜 이렇게들 화가 난 걸까.
내가 어루만져서 달래주고 싶다.
그녀는 세상에서 제일 예쁜 사람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그렇게 말하고, 브런치에도 매일 그렇게 쓰고, 입버릇처럼 말하다 보니,
그냥 할 말 없을 때 하는 말이거나, 대화의 갭을 채우는 말이거나, 진심 아닌 말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난 진심으로 느끼고 생각하고 있다.
그녀가 세상에서 제일 예쁜 사람이라고.
'내 눈에만' 그런 게 아니라,
객관적으로 제일 예쁜 사람이라고.
그녀는 제일 예쁜 사람이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의 그녀는 일어나자마자 나를 보고 싶어하는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나를 의지하며 하루하루를 헤쳐나가는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열심히 그리고 꾸준하게 자신을 가꿔나가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