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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훈 Oct 18. 2024

저의 취준 생활을 공개합니다. (2)

삼성전자 합격자 이모 군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인하대학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고, 삼성전자 LSI 사업부 센서팀에서 모바일 카메라 센서 평가를 담당하고 있는 2년차 엔지니어 이정엽입니다. 삼성전자 LSI 사업부 회로설계 직무로, 채용전환형 인턴 전형을 통해 인턴을 거쳐 정규직 전환되었습니다.


Q. 회사에 맡고 있는 업무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여러분이 쓰는 핸드폰 카메라에 들어가는 반도체가 이미지 센서라는 칩인데, 그 이미지 센서가 우리의 최초 의도에 맞게 잘 개발되었는지 평가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새로운 제품에 넣고자 했던 신기능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체크하고, 고화질을 보장하는지 평가합니다.


Q. 취업준비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합니다.

굳이 따지면, 취업 준비기간은 9개월이라고 봐야할 것 같네요. 3학년을 마치고 4학년을 앞둔 겨울방학에 휴학을 했습니다. 솔직하게 말해서 놀고 싶었거든요. 실제로 휴학하고 1월부터 6월까지 아무 공부도 안하고 생산적인 것도 안하고 놀기로 했어요. 평소에 좋아하는 게임이나 운동을 신나게 했습니다. 7월부터 이듬해 3월 까지는 온전히 취업준비만 했고요.


저는 ‘지금만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가치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요. 제가 그 때 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 같았어요. 휴학은 대학생들에게 주는 특권이라고 생각했죠. 이제 회사가면 못 그러니까 (웃음)


취준 기간을 뒤로 미루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제가 스스로 똑똑한 편이 아니라고 생각했고요. 똑같은 사람들과 똑같은 걸 얻고 싶었는데, 객관적으로 그러기 위해선 남들보다 긴 기간이 필요 했거든요.


7월부터 저의 단점을 파악하기 시작했습니다. ‘메타인지’를 통해 저의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을 부각해서 매력적인 지원자로 어필하기 위해서요. 그렇게 제가 파악한 저의 단점은 썰을 풀게 별로 없다. 첫번째 단점이었고, 두 번째. 영어 회화를 잘 못하는 거였습니다. 세 번째는 인적성 검사에 재능이 없었다. 였어요. 단점이 꽤 많죠? 


첫번째 단점인 썰을 보완하기 위해 알바를 시작했습니다. 취업준비로 알바를 했다고 하니 좀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다양한 알바를 하다 보니 실제로 얘기할 썰도 많아졌어요. 전단지 돌리기, 영어 학원 질의 응답 아르바이트, 수학학원 보조강사, 카페 아르바이트, 고양이 분양 샵 등 다양한 알바를 했습니다. 제가 그 활동을 통해 어떤 걸 느끼고 배울 수 있는지 많은 고민을 하면서요.


Q. 왜 직무관련 활동을 하지 않고 사회경험을 했는지 궁금해요.

사실 그 때 ‘직무 관련 경험이 뭐가 있을까’ 라는 질문을 했을 때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했어요. 반도체 설계를 희망하다 보니 직무관련 알바도 없고. 자격증도 없고, 대회도 없었습니다.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학점관리 밖에 없었습니다. 반도체 관련 교육은 당시에 제대로 된 게 몇 개 없었고요. 

그래서 최대한 매력적인 지원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어요. 제 직무 역량에서 개념 하나를 더 아는 것보다, 취준생으로서 매력적으로서 보이게 하고 싶었죠. 경험 썰을 풀며 제가 어떤 싹수를 가지고 있는 놈인지 보여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제가 알바를 잡다하게 했습니다. 잡다하게 하면서 이거 하면 ‘이 경험을 직무에 이렇게 연결 해야지’ 가 아니라. 제가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떤 인사이트를 얻었냐가 중요했어요. ‘싸웠다가 어떻게 화해했는지’, ‘예를 들어 고객이 줄었으면, 왜 줄었을까, 무엇 때문일까 그렇게 생각하는 나의 근거는 무엇인가, 이런 인사이트를 얻는 거에 대한 고민을 했습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생각한 건 아니고, 채용 설명회를 할 때, “솔직히 우리는 여러분이 얼마나 배웠든, 관심있꼬 지금 너가 뭘 가지고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앞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잇는지, 받아들일 능력이 있는지가 중요한거다. “ 라는 말을 듣고 나서 이런 부분을 채워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두번째 단점은 영어를 잘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7월부터 8월두 달 동안 토익에만 집중을 해서 900점대 이상으로 만들고 싶었죠. 그래서 점수를 올린 후 9월부터는 10월 중순까지는 오픽을 팠어요. 영어회화 스터디를 하면서 IM2를 받을 수 있었죠.


10월중순, 11월 부터는 기업분석을 시작했습니다. 정확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기업만 엄청 팠어요. 단순히 기업이 어떤 기업인지 훑어보는 수준이 아니라, 내가 어느 회사의 어느 직무로 타게팅을 해야 할 지 알아보는 시간이었어요. 어떻게 보면 단순히 조준만 하는 시간인데, 이게 3주가 걸렸어요. 제가 저의 반 평생을 무슨 일을 할 건지 알아보는데 시간을 많이 쏟았죠. 이 시간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남은 취준 기간 동안 어떤 활동을 할 건지 방향도 잡아주고, 제가 스스로 좋아하는게 무엇인지 고민할 수 있는 시간도 되거든요.


어느 사업부에 어느 직무가 있는지, 그 중에 어디가 나랑 어울리는지, 입사를 위해서 어떤 점을 어필해야 하는지, 이런 것들을 파악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11월 초중순이 되었고, 이 때부터 3월까지는 자소서랑 GSAT을 준비했어요. 장인 정신으로 취업 준비를 한 거죠. (웃음)


GSAT을 일찍부터 준비했어요. 왜냐면 저는 제가 인적성이 부족하다는 걸 알았거든요. 그 사실을 공부하면서 더 느꼈어요. 공부를 하면 할수록 제가 재능이 없는걸 느끼고, 일찍 준비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죠.


많은 사람들이 GSAT에 대해 얘기할 때 ‘붙는 사람들은 재능으로 붙는 거 아냐?’ 라고 해요. 저도 실제로 그런 의심을 했고. 그런데 공부 시간이 지날수록 ‘이거 공부하면 되는거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만약 닥쳐서 준비를 하느라 시간 여유가 없었으면 이런 생각도 안 들고 바로 포기했을 것 같아요.


Q. 왜 공채가 아니고 인턴이죠?

위에도 MBTI를 말씀드렸지만, 제 성향상 확실하게 하고 싶었습니다. 4학년 졸업까지 취준생이 되고 공채를 기다려야 하는게 싫었어요. 채용형 인턴은 3학년만 끝나도 합격이다 라는 걸 받을 수 있어요. 수시와 정시의 차이일까요? 미리 붙어 놓고 싶은 마음과 ‘나는 무조건 삼성전자야.’ 라는 마음이 있어서 미리 준비했던 것 같습니다. 서둘러 미리 준비할 수 있었던 이유도 저의 단점을 알기 때문이었어요. 가성비가 안 좋기 때문이죠. 남들과 똑 같은 성과를 내려면 두 배 세 배의 시간을 쏟아야 하거든요.


기업 분석을 하며 알게 된 사실은, 삼성전자는 1차, 2차, 3차지원 즉, 반복지원자에 대한 합격률이 떨어진다는 걸 알았어요. 떨어질수록 합격할 확률이 줄어드는 겁니다. 그래서 공채에 떨어지는 것에 대한 리스크가 부담이 됐어요. 하지만 인턴은 해당이 안되기 때문에 잃을 것도 없고, 공짜 기회를 한 번 얻는 거잖아요? 이런 사고 논리가 저를 빠른 취업으로 이끌어 준 것 같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메타인지를 하는 건 정말 중요해요. 굳이 스스로에 대한 파악을 하기 위해 시간을 쏟을 필요가 있겠냐고 생각 하시겠지만, 시간을 내서 본인의 장점과 단점을 꼭 파악 해보시기 바랍니다.


Q. 왜 반도체/ 왜 회로설계 왜 센서로 지원하셨나요?

저는 전자공학이 좋았어요. 어렸을 때부터 레고나 로봇을 좋아했고, 성인이 되니 최신 기술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어요. ‘첨단 기술’이라는 단어 자체에 끌렸고,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공학도가 되고 싶어 전자공학과에 진학해서 반도체를 공부하게 되었죠. 


반도체 공부를 막상 해보니 엄청 어렵더라고요. 그런데도 너무 재밌었어요. 계속 발전하는 학문이라, 제가 그 분야에 있다는 거 자체가 저를 설레게 하고, 끊임없이 저를 도전하게 만들었습니다.


Q. 꿈이 없는 사람도 많을 텐데, 그런 분들께 조언해주실 수 있을까요?

사람마다 마음에 드는 학문은 없어도 좋아하는 놀이, 마음에 드는 행위, 감정 이런 것 들이 있을 거잖아요. 그거부터 정의해 보세요. 자신을 돌아보세요. 스스로에게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물어보세요. 꿈이라던지 목표라던지 어려운 개념은 잠시 뒤로하고, 어렵고 복잡한 내용은 다 던지고, 본인이 어떤 걸 좋아하는지 시간을 갖고 되물어보세요. 자신을 아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좋아하는 무언가를 계속하기 위해서, 본인이 미래에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지 정하는 겁니다.


Q. 회사에서 미래에 하고 싶은, 되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회사 안에서 이루고 싶은 꿈이라던지.

간단한 이야기지만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없으면 안 되는 사람이 되고 싶죠. 제 커리어와 실력을 인정받고 싶어요. 업무를 가장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또는 임원이 아니어도 제가 있는 부서에 꼭 필요한 사람이 였으면 좋겠어요. ‘화려한 건 중요하지 않다 필요로 하는 걸 하는게 중요하다.’ 라는 모토로 회사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웃음)


Q. 미래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제 일 열심히 하는 거? 따로 없는 것 같아요. (웃음) 주어진 일을 잘하고 주어진 역할만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해도 필요한 사람이 되어 있는 것 같아요. 생각보다 주어진 일을 일부러 피하는 사람들도 많거든요. 그런 사람은 되지 말자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Q. 정엽님과 같이 일하려면 어떤 능력이 필요할까요? 어떤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나요?

말 이쁘게 하는 사람이요. 공감능력 있는 사람. 역지사지가 되고 이기적이지 않은 사람이 필요해요. 회사는 한 개의 부서가 외딴 섬에 홀로 있지 않고, 치열한 시장에서 각개전투를 하고 있지도 않죠. 정말 많은 사람과 협력하고 여러 부서와 소통해야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요. 특히 저는 개발 평가를 하기 때문에 고객과 설계부서처럼 다양한 분야에 있는 사람들과 소통이 필요하죠. 회사의 구성원이 된다는 것은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보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취준생 시절 저도 스스로 되뇌었던 것 같아요. ‘머리속에 얼마나 많은 지식을 가졌는지 혹은 똑똑한지 보다 사람 됨됨이나 싹수가 중요하다’ 라고요. 커뮤니케이션 잘 되는 사람은, 받은 일을 책임감 있게 해내고, 다른 사람들과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에요. 함께 일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요. 



이게 왜 중요하냐면 ‘기업’이라서 그래요. 취업을 한다는 건 본인이 신규 멤버를 뽑는 게 아니고, 창업처럼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에요. ‘기업에 입사한다’는 것은 기존의 시스템과 멤버가 있는 곳에 새로운 자신이 들어가서 융화가 되는 겁니다. 그렇기에 본인 당장의 역량보다 다른 사람과의 케미나 커넥션이 더 중요해요.


능력이 뛰어나도 커넥션이 안 되는 사람은 전체적으로 마이너스였어요. 입사하는 사람들은 들어가자마자 리더가 되는 게 아니에요. 덜 똑똑해도 커뮤니케이션 잘 되는 사람이 좋아요. 물론 똑똑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웃음)


Q. 회사의 장점에 대해 얘기해주세요.

장점 정말 많아요. 구성원으로서 ‘회사에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는 회사다.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곳이다.’ 라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가장 큰 장점은 시스템을 배울 수 있다는 거예요. 현직자로서, 뭘 하나를 해도 결재를 받아야 되고 또 프로세스가 결정되어 있고 이렇게 마음에 들었어요. 물론 누군가는 너무 불편하다고 평가할 수 있겠지만, 이러한 프로세스나 세세한 절차가 비즈니스 시장에 살아남는데 윤활유처럼 작용하는 것 같아요.


출장 택시비를 결재를 받아도 단순히 영수증만 올리는 것이 아니라, 결재 승인을 하고, 노트북 반출하는 것도 하나하나 프로세스를 거쳐야하는 이런 꼼꼼한 시스템이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체계화된 업무 프로세스를 배울 수 있는 셈이죠. 이게 왜 장점이냐 면, 이러한 습관 자체가 ‘제 삶의 생활 체계’ 영향을 끼치게 돼요. 제가 자기계발을 할 때도 프로세스를 찾게 되고, 일상생활에도 적용을 할 수 있고요. 저라는 사람이 발전하는데 좋은 도구가 됩니다.


노력할 만한 회사라고 생각이 드는 건 현실적인 이유인데요. 회사 네임밸류 때문이에요. 회사 네임밸류가 강력해서. 여기에 얹어서 저의 역량을 더 개발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여느 회사원들처럼 직원들이 회사의 불평불만을 하고 욕해도, 어디 가서 어느 회사에 다니냐는 질문을 받을 때, 대한민국 1위 기업에 다닌다는 것에 자부심이 생겨요. 


그리고 재밌는 건 회사가 임직원 가족들에게 참 잘해줍니다. 우리 아들, 우리 누구누구, 우리 남편 좋은 회사 다닌다는 인식을 하게 해줘요. 그래서 ‘나’라는  사람도 같이 칭찬을 받게 되고요. 인사팀의 치밀한 전략이라고 생각해요. (웃음)


마지막으로 장점 하이라이트는 똑똑하고 열정적인 사람들이 다 모여있습니다. 비유적으로 ‘전국의 조장들이 모여 있다.’라는 느낌이 들어요. 배울점이 정말 많아요. 나라는 인생에서 Page2가 펼쳐진 느낌이고, 제 인맥 네트워크가 업그레이드되고, 다양한 양질의 가치관을 접하고 목표의 질이 높아지고요.제가 기존에 정의했던 ‘한계’를 넘어서는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취준생 시절 서울대 졸업생이 강연한 걸 본적 있는데, 서울대의 가장 큰 장점은 서울대 졸업장도 아니고, 이름도 아니고 가장 큰 좋은 점은 ‘자기에게 한계가 없는 것 같은’느낌을 준다는 겁니다. ‘내가 서울대 생인데 내가 아니면 누가 하겠어?’ 더 높은 한계에 도전할 수 있게 해주는 거죠. ‘우리가 안 하면 누가 하겠어?’ 라는 생각이 들죠. “첨단 반도체... 첨단 기술… 우리 회사가 아니면…누가 해!!” 라고 외치던 동기가 생각나네요. (웃음)


Q. 회사의 단점에 대해서 얘기해주세요.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워요. 회사구조상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에 크게 노출되어 있어요. 규모가 큰 회사다 보니 업무 중에서도 극히 일부의 일만 해요. 쉽게 말해서 부품이 되는 거죠. 그래서 스스로 경계해야 하고, 즐거움을 찾을 부분을 스스로 찾아 나가야 합니다. 단점이지만 극복할 수 있으니 다행이네요.


Q. 하루 일과는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출근을 하면 먼저 회사 식당에서 천천히 아침 밥을 먹어요. 밀린 카카오과 화장실 볼일을 보고, 업무 시작 전에 사내 카페에서 동기들과 티타임을 가져요. 뉴요커가 따로 없죠? (웃음) 그리고 10시부터 일을 시작해요. 먼저 메일정리를 하면서 업무에 필요 없는 메일을 삭제해요. 제가 처리해야 될 메일을  고르는 것부터 하죠. 그 다음 하나씩 메일을 읽은 다음 업무 분담을 해요. 어떤 업무를 누가 할지. 이건 누가 하고 이런 교통 정리를 하는 거죠.


저는 평가팀이다 보니 그 전날 설계팀에 보낸 메일에 대한 답장이 오면, 그 기준을 가지고 다시 재평가를 합니다. 평가한 내용을 다시 고객사에 전달하죠. 평가가 잘 됐으면 고객사에 평가데이터를 전달하고, 평가가 잘 안 됐으면 설계팀에 재요청을 해요. 저희 회사의 설계팀과 고객사 사이에서 다리를 놓아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죠. 


마지막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기 전엔 고객사랑 간략하게 업무 브리핑을 합니다. 고객사가 요구했던 평가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보고와 함께 자료를 전달해주면서 하루를 마무리해요.


Q. 취업 과정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먼저 자기소개서는 기업분석을 최우선으로 했어요. 기업분석을 토대로 어떤 직무를 지원할지 정하고 그 때부터 자소서 초안을 만들었어요. 자소서 쓰는 팁을 드리자면, 처음에 초안을 만들 때는 하고싶은 말을 투머치(Too Much) 하게 다 쓰는 거예요. 형식에 구 받지 않고, 말을 꾸미지 않고 하고자 하는 말을 막 나열해보는 거죠. 아무렇게나.


그 후에 직무와 맞는 내용을 빼고는 다 지웠어요. 소거법을 활용한 거죠. 하고 싶은 말을 아무렇게 써보고 나열해보면 재료들이 많아지고 자소서도 더 잘 써져요. 대부분 취준생들의 특징이, 자소서 문항을 볼 때 단와 문장에만 집중합니다. 질문지에 써 있는, 예를 들어 ‘사건’ , ‘역량’ 이런 단어에 너무 매몰돼요. 일단 먼저 자소서를 쓸 때는 그런 것들을 신경 쓰지 말고 써보세요. 직무와 관련된 것이 아니어도 돼요. 사소한 것들에 너무 신경 써서 자소서가 잘 안 써지고, 막히는 겁니다. 중요한 건 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제 눈으로 확인하는 거예요. 


그 다음에 자소서 초안을 주변 친구들에게 뿌려서 봐 달라고 했어요. 블로그에도 올려보고, 모르는 사람한테 첨삭해달라고 쪽지를 보내기도 했어요. 염치없고 부끄럽지만, 그런 자존심이 중요한가요? 최대한 많은 사람들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누가 읽어도 잘 읽히는 자소서를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마지막으로 완성한 자소서를 하나씩 뜯어보면서 읽어보는게 아니라, 속독으로 훑어봐도 이해가 되나 검증을 했어요. 실제로 면접관들은 수 천개의 자소서를 읽어야 하니, 꼼꼼하게 보는게 아니라 슥 훑어보는 게 태반이거든요. 면접관들 입장에서 이목을 끄는지, 이해가 잘 되는지 검증한 거죠. 말 그대로 ‘떠먹여주는’ 자소서를 쓰려고 노력했어요.


서류를 완성하고 곧장 필기 준비를 시작했어요. 필기는 시중에 나온 책을 다 풀었어요. 위에 언급하다시피 미리 준비를 시작해서 시간이 넉넉했습니다. 서류 제출기간이 오기도 전에 필기 준비를 시작했으니까요.


누군가는 ‘서류에 떨어지면 필기 준비한 시간이 아까워서 어떡하냐’라고 묻겠지만, 서류에 붙은 순간  필기를 미리 준비한 사람들이 경쟁 우위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그리고 필기를 위한 인적성 인강도 들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삼성그룹의 필기 시험인 ‘GSAT’의 수리 과목은 문제를 빠른 속도로 푸는 게 중요했는데, 인강에서 노하우를 많이 얻었어요. 수리 과목이 공무원 필기 시험인 PSAT이랑 겹치는 부분이 많습니다. PSAT 수리강의를 들었는데 거긴 양질의 컨텐츠와 강사들이 꽉 잡고 있어요. 계산 빨리하는 법, 데이터 빨리 보는 법 이런 게 GSAT에도 다 적용되더라고요. 


GSAT 추리 과목은 ‘답지를 버려라, 답지를 보지마라’ 이 말을 자주 들었어요. 추리는 대면 스터디로 준비하면서, 답지보다 옆에 친구들이 어떻게 풀었는지 봤죠. 추리 과목은 푸는 방법이 정말 여러가지이고 지름길이 있거든요. 근데 그게 답지에 안 나와있어요. 더 똑똑한 사람이 어떻게 풀었나 보면서 노하우를 터득 하는 거죠.


면접 준비는 모의 면접 스터디를 정말 많이 했습니다. 제 전략은 모두에게, 또는 대다수에게 만족스러운 면접자가 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똑같은 스터디를 세 번 이상 안 만나고 최대 두 번까지만 만났습니다. 그렇게 여러 사람에게 피드백을 받으며 그 때마다 저의 장점과 단점을 새롭게 발견했죠. 


면접관도 사람이기 때문에 다 관점과 기호가 다를 수밖에 없어요. 그 다양성에 입맛을 맞추려면 보편적 매력을 갖추는 것이 면접에 합격하는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스터디를 할 때 중요한 점이 하나 있었는데, 제가 모의 면접관 역할을 자주 해보는 겁니다. 면접관 입장에서 면접자들의 어떤 것이 부족하고, 어떻게 해야 면접자가 안 좋게 보이는지를 판단할 수 있었죠. 자소서도 모의면접 전에 5분 보고, 즉석에서 질문을 만들어 내기도 했죠. ‘이런 자소서면 이런 것이 눈에 띄는구나, 내가 면접관이면 이걸 질문하겠구나.’라는 식으로 끊임없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며 예상질문을 캐치했어요.


Q. 취준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친구들과, 동기들과 있을 혼자 별난 사람이 되시기 바랍니다. ‘너 참 별나다.’ 혹은 ‘그렇게 까지 해야 돼?’라는 소리를 들을 때까지 지금 하는 활동과 공부를 열심히 하세요. 친구들과 동기들과 함께 있을 때. 스스로가 별나지 않으면 취뽀를 하기 어려워요. 똑같은 무채색이 되려고 하기보단 여러분의 색을 찾으세요.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입니다. 적어도 여러분이 원하는 기업에 가려면 몇 십대일, 몇 백대일의 경쟁자를 뚫어야 하죠. 랜덤하게 100명이 모였을 때, 100명 중 유난히 눈에 뛰는, 이상한 1명이 되어야 해요. 근데 이건 불량품이에요. 100명 중 99명이 똑같고, 1명이 이상하면 이건 불량품이죠.


차라리 불량품이 되세요. 이런 취업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 100명중 1이 되고 싶다면, 가장 유별난 사람이 되도록 준비하고, 본인을 탐구하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행을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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