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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라해 Dec 27. 2024

뜻하지 않은 위로를 기억하며

그냥 글이 써졌어


-가랑비 메이커 [고요한 세계에 독백을 남길때] 읽은 날을 기억하며





쓰는 삶이 익숙해지고, 누군가의 기록하는 과정을 돕는 기 회가 많아진 오늘. 깊은 우울에 빠져 헤엄치지 못하고 허우 적대는 나를 끌어올려 꿈을 보여줬던 지난 날을 기억한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나에게 요동치는 감정을 위로해줬고, 문장을 써 내려 가기 위해 남긴 고민의 흔적은 나에게도 차 분히 고민 할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어 줬다. 네임펜으로 표 지 뒷장에 ‘6-029’를 쓰고 품에 넣고, 훈련소에 들어갔 다. 모두가 남은 군생활에 걱정을 하고 있을때, 내가 앞으 로 남길 문장을 기대하며 남은 군생활을 이겨낼 수 있게 용 기를 불어넣어줬다. 숱한 고민과 긴장을 가지고 한글자 한 글자 남겼기에 페이지 한장 한장 넘기는 독자에게는 진심의 위로가 닿았다. 책 속에 문장처럼 ‘우연처럼 선물처럼’ 나에게 닿게 된 문장이, 글자가 허우적 대는 나에게 헤엄치 는 방법을 알려줬다는 걸. 본연의 내 모습을 고민할 수 있는 시작의 용기를 선물해줬다는 걸. 작가님이 남긴 우연이 정 말 나에게 큰 용기를 줬다는 걸 과연 예상하셨을까.


세 번째 책을 마무리하며 이제는 책을 만드는 삶이 조금이 나마 익숙해졌다. 누군가의 기록을 도와주는 경험이 많아 지면 많아질수록 내가 글을 남기는 작가의 삶을 선택한 이 유가 머릿속에서 흐릿해지는 순간이 있다. 너무 넓어 보이 는 하얀 화면에 문장을 채워야 한다는 긴장을 가지고 살아 가는 게 치지는 순간도 있고, 기록하는 삶이 외로운 삶이라 는 것을 알게됐던 요즘도 잠시 기록을 멈추고 싶은 순간도 있는 거 같다. 그럴때마다 기록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된 우연을 다시금 기억해본다. 용기를 준 작가님들의 책을 다 시 펼쳐본다. 밑줄친 문장, 왜 좋았는지 써내려간 연필의 흔 적, 다시 읽고 싶어 접어둔 페이지. 살고싶어했던 그때의 나 를 다시 찾아본다. 그리고, 또 다시 위로를 건네는 문장들 을 만난다. 기록의 과정이 흐릿해지는 순간이 찾아와도 모든 시작의 계기는 어떠한 이유로도 흐릿해지지 않는다. 멈 춤을 알려줬던, 기록의 아름다움을 알려줬던, 나를 다시 꿈 꾸게 도와준 이들에게 다시 감사를 표하며 내가 있는 자리 에서 함께 마음있는 이들과 다시 기록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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