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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곤소곤 Dec 25. 2024

다낭성 난포 증후군 진단

결혼하자마자 난임이라니


비교적 흔한 질병이란다. 간혹 생리불순이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런 일이 나에게 생길 줄이야. 전반적으로 산부인과에서 임신에 필요한 혈액검사를 했는데, 남성 호르몬의 수치가 높다고 한다. 초음파 상 수많은 난포 중에서 하나만 튼실하게 잘 자라야 하는데, 내 난포는 사이좋게 골고루 다 잘 자라서 제대로 잘 자란 난자 하나가 나오기 힘든 상태인 것이다. 배란이 잘 안 되니 임신도 조금 더 시간이 걸리고, 힘들 수 있다.  

결혼을 한 지 얼마 안 되었고, 충분히 (보통은 1년 이상) 임신 시도를 해 봐야 한다고 한다. 임신시도라는 말을 쓰는구나. 아주 순화된 표현으로 말을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편안히 들을 수 있는 용어라 생각했다. 아기를 빨리 갖고 싶냐는 의사의 물음에 나는 망설임 없이 그렇다고 대답을 했다. 사실 나는 허니문베이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기의 엄마가 된다는 사실이 얼마나 행복한 일일지 오래도록 기대를 했었다. 나를 닮은 아이, 나의 아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닮은 나의 아이... 

둘이서도 행복하겠지만, 둘 이상 일 때의 행복은 생각만 해도 황홀할 것이 분명하리라 생각했다.


이건 육아를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이 생각하는 환상일 뿐이라는 것은 살면서 알아가게 되었지만. 이 때는 엄마에 대한 환상으로 가득했다. 그런데 임신이 잘 안 될 수 도 있다는 의사의 말에 발걸음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하늘이 좀 나에게 너무 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이제 갓 결혼한 나에게... 6개월 뒤 다시 보기로 한다.

        

(딴생각 : 임신 시도라는 말은 부부간에 잠자리를 하라는 말이다. 소위 학교에서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내주는 숙제처럼, 산부인과 의사는 부부에게 임신시도라는 숙제를 내준다. 숙제검사의 좋은 결과는 임신이다. 원하는 때가 아니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부담스러운 것이다. 둘에게 즐거움은 사라지고 의무감만이 남게 될 테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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