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뒤, 초음파 상 전형적인 PCOS (polycystic ovary syndrome) 확진이란다. 다낭성 난포증후군...
수많은 난포 중에서 하나가 잘 자라 난자를 형성해야 하는데, 포도송이처럼 난포가 골고루 잘 자라서 제대로 된 배란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임신을 원하는 내게 의사는 경구용 배란 유도제를 처방해 주었다. 매달 초음파를 보고 약 처방을 해 주었다. 이렇게 산부인과를 방문했고, 1년이 지난 뒤에도 의사는 계속 배란유도제를 처방해 주었다. 지겨워졌다. 계속 약만 처방해 주는 의사. 물론 전문의의 말을 듣는 것이 맞겠지만, 진척이 없으니 또 약만 탈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지금껏 1년이나 약 처방을 받았는데, 호전이 없다.
도대체 언제까지? 언제까지 약 처방만을 해 줄 건지에 대해서 의사는 말이 없었다. 병원을 옮겨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지나고 생각해 보면, 내가 다니는 병원은 인공수정이나, 시험관아기 시술을 하는 전문적인 난임전문병원이 아니었다. 좀 더 기다려 보자는 의사와 성질 급한 환자의 만남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임신을 간절히 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