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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말 연습하기

141일차 내 귀에 캔디

by 소곤소곤 Mar 16. 2025

간호학원에서 강의 사이 쉬는 시간이었다. 잠깐동안 1호와 전화통화를 한 마지막 인사를 한다.

사랑해요~

이런다.

엄마도 사랑해~

옆에서 가만히 통화를 듣던 실장님이 부러운 듯 쳐다본다. 자연스러운 일상에서 이게 현실이냐는 눈빛이다. 중2 올라가는 아들이 이런 말도 할 줄 아냐는 거다. 

솔직히 나도 하기 힘든 말이다. 내 부모님에게? 언제였더라. 기억도 안 난다.


집에 가서 1호와 또 재잘거렸다. 오늘 우리가 통화한 내용을 간호학원 실장님이 듣고서는 부러워했다는 이야기를 숨이 넘어가도록 했다.


진짜 사랑해서 사랑한다고 한 건데요? 그게 왜요?

그렇지. 사랑하니까 사랑한다고 했겠지.


솔직히 이 지점이 더 심쿵이었다. 엄마가 아들한테 심쿵해도 되는 거 맞겠지?

남편한테 언제 사랑한다는 말을 들었던가?

둘째 임신했을 때였나?

그걸 꼭 말로 해야 하냐는 고지식한 남편을 둔 나다. 생각해 보면 나는 또 어떤가. 남편의 귀에 대고 사랑을 속삭인 적 또한 기억이 가물거리는 걸 보니 우리는 천생연분이다. 죽기 전에 또 한 번의 사랑고백이 있기는 할까 모르겠다.


가족이라면 사랑하는 마음은 당연히 있을 것이다. 그걸 입 밖으로 꺼내느냐 마느냐의 차이는 엄청나다. 1호의 사랑고백이 있다. 2호 딸은 항상 잠자기 전에 말을 한다.

안녕히 주무세요. 사랑해요~ 
오빠, 잘 자~ 사랑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이런 말을 잘도 한다.

아이들에게 배워야겠다. 곧 아버지의 생신으로 친정에 간다. 부모님 얼굴을 뵙고 사랑한다는 말을 해 봐야겠다. 벌써부터 입술이 오글거린다. 자주 해야겠다.

내 마음에 있는 소리를 귀가 들을 수 있는 소리로 바꿔야겠다. 사랑한다는 말이 귀에 들리면 상대방의 마음에는 깊은 울림이 퍼진다. 따뜻하 사랑의 감정이 퍼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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