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또라이의 자유
찐 노란색 표지의
'그리스인 조르바'를 손에 쥐고
몇 주째 읽고있다.
마치 그리스 어딘가에서 표류하는 듯
몽롱한 기분에 휩싸이곤 했다.
바다,
가을의 달콤함,
빛으로 멱을 감은 섬들,
그리스의 영원히 벗은 몸에 옷을 입히는 투명한 이슬비.
죽기 전에 에게 해를 항해하는 영광을 누리는 사람들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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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야심도 없으면서
마치 모든 야망을 다 가진 듯이 노예처럼 열심히 일하는 것,
사람들과 멀리 떨어져 살지만
그들을 사랑하면서도 그들에게서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것,
크리스마스를 핑계 삼아 실컷 먹고 마음껏 마시고 나서는
홀로 모든 유혹을 물리치는 것,
머리 위에는 별이 빛나고, 왼쪽으로는 땅, 오른쪽으로는 바다가 있는 것,
그리고 마음속 깊숙이에서 인생은 끝났고,
삶의 마지막 성공은 전설이 되는 것임을
갑자기 깨닫는 것,
이런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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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법칙을 깨고 서두르는 것은 죽어 마땅한 큰 죄악이다.
우리는 믿음을 갖고 불멸의 리듬을 따라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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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독하게 욕심나면서도
아무 욕심없는 것처럼, 마치 다른사람을 위하는 행동들로
하루하루가 지치곤 했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했다.
우리가 사는 동안 문득문득 답답해 미칠 것 같은
어느 시점에서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해답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서 원하는 것을 찾아 움직이는 것, 그것이 자유다.
헤르만헤세의 '데미안'을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