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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니 Nov 15. 2024

일주일간의 혼자 여행의 끝에… 파티호스텔

드디어 나에게도 친구가?

10월 28일부터 11월 4일까지 쿠타, 스미냑, 짱구를 옮겨가며 여행을 했지만 사람들이 스쳐 지나갔지 친구를 만들진 못했다.

내가 사실 원하던 여행은 다양한 나라의 새로운 사람들이랑 어울리고 새로운 사람들이랑 같이 여행도 하는 그런 즉흥적인 여행을 꿈꿨었다. 그래서 어디를 갈 건지 구체적인 계획을 하지도 않고, 숙소도 예약하지 않고 항상 그날그날 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생각만큼 여행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게 어려웠고 바라던 여행이 아닌 채로 혼자만의 여행이 계속되다 보니 외롭기도 했었던 것 같다.

혼자인 거에 구속받지 않고 혼자 여기저기 잘 다니려고 했지만 그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조금은 후회스럽기도 했다.

짱구란 지역이 굉장히 서양 관광객이 많은 핫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는데. 혼자 그런 지역에 있다 보니 더 친구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한국인 그룹챗이라도 들어가 사람을 좀 만나야 하나 심각하게 생각했었다. 여행하는 동안은 한국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았는데 진짜 친구라고 할 사람이 없으니까.

그래서 이틀간 조용한 호스텔에서 여유롭게 지내다가 체크아웃 당일날 아침을 먹다가 유럽 어디에서 온 아저씨가 파티호스텔을 추천해 주셔서 예약을 하고 옮겼다.

파티 호스텔이라니,, 사실 추천받기 전에도 파티호스텔을 가야 하나 그냥 짱구에서 제일 좋은 호스텔에 머물까 하다가 아예 새로운 도전을 해보기로 했다.

오토바이로 20분 정도를 가서 도착한 파티호스텔은 반겨주는 스텝부터 달랐다. 설명도 친절하게 많이 해주고 가운데 수영장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서 얘기하는 모습에 신나기도 했지만 동양인은 한 명도 볼 수 없어 어울릴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다. 체크인까지 2시간이 남았는데 호스텔 안에 타투샵이 있길래 들어갔다. 싸면 온 김에 타투도 받을까 했는데 생각보다 비싸서 포기했다 ^^

하고 싶었던 타투.  그 전날 수영장에 들어갔다가 바로 안 씼어서 그런지 등에 뭐가 엄청 올라왔었다.


어쩌다 체크인 시간이 돼서 방에 들어갔다. 8 베드 도미토리였는데 난 2층을 썼고 내 침대 옆에 사람이 있길래 인사했다.

인사를 하고 생각보다 많은 대화를 계속했는데 그 친구가 영국에서 와서 말을 알아듣기 어려웠다 ^^

어쨌든 여행얘기를 계속하다가 다음날 지프투어를 갈 거라고 나한테 같이 갈래 물어봐서.. 하겠다고 했다.

사실 발리 오기 전부터 지프투어를 할 생각은 없었다. 난 일출 보는 거에 감흥이 별로 없는 사람이고, 그 투어를 가려면 새벽에 일어나야 해서 도저히 자신도 없었고, 그렇게 빨리 일어나면 이제 하루가 망가질 것 같아서 발리 가기 전부터 일출 보는 투어를 하지 않겠다고 가족들한테도 선언하고 다녔다..

하지만 일주일간 너무 외로웠고 영국인 친구라니! 고생? 오히려 좋아 ~

그래서 바로 돈을 보내고 친구가 투어를 예약했고 이틀간 우린 밥도 먹고 해변도 가고 시간을 보냈다.

드디어 누군가와 같이 보는 선셋.

나는 친구 한 명이면 충분한 사람이지만, 또 파티호스텔에 왔는데 첫날밤에 socializing을 안 할 수가 없어서

혼자 호스텔 바에서 칵테일 한잔을 시켰다. 그리고 스텝이랑 말하고 옆에 어떤 여자가 앉았길래 호스텔의 분위기 때문인지 뭔지 내가 먼저 또 말을 걸었다.

그 친구는 오스트리아에서 온 친구고 그 친구도 엄청 프렌들리한 친구여서 자기 친구들을 소개해줬다.

얼떨결에 한 10명이 앉아있는 테이블에 가게 된 나..

초상권 보호 해드립니다.


그 친구들도 엄청 친절했다. 나를 엄청 환영해 줘서 너무 좋았고 게임도 같이 했다. 무슨 게임인지 말 알아듣기도 어려운데 게임까지 처음 해보는 게임이면 좀 곤란할 뻔했는데 전 세계 어디에나 술게임은 비슷한가 보다.

카드게임으로 업 다운 맞추는 게임도 하고 외국판 손병호 게임도 하고, 눈치게임도 하다가 사실 좀 흥미가 없어져서 다시 바 자리로 돌아갔다.

또 혼자 앉아있다 보니 다른 친구가 말을 걸어줬고 같이 당구를 쳤다. 난 당구를 쳐본 적이 없다고 보면 된다. 내가 맞출 수 있는 공은 하얀 공뿐.

당구를 치다가 또 재미가 없어져서 바 자리로 갔다. 나는 사람들 단체로 있으면 기가 빨려서 ,, 피신을 갔다. 그리고 갑자기 보이는 동양인 한 명. 그래서 내가 먼저 말을 걸었다. 그 친구는 싱가포르에서 온 친구고 그 친구가 자기 친구를 또 소개해줘서 나, 싱가포르 친구 그리고 브라질 친구 같이 클럽 겸 바 ‘맥시콜라’에 갔다.

굳이 굳이 말을 덧붙이자면, 외국에서 클럽 가봤자 아무 일도 저한테 일어나지 않아요,, 말 걸지도 않아요,,

모두 저한테 놀라울 만큼 관심이 없답니다 흑흑ㅋㅋ 그래서 친구들 사귀고 같이 가서 좋았어요 ><

샌드바

그렇게 첫 파티 호스텔 입성 하루 만에 친구들이랑 클럽을 갈 수 있게 되었고 ㅜ 그 클럽이 끝나는 1시에 모든 사람들이 그 옆 샌드바로 자리를 옮겼다.

사실 난 파티걸이 아니고 밤새고 노는 걸 못해서 레드불을 먹고 있음에도 끊임없이 쏟아지는 하품으로  다른 친구들보다 빨리 귀가를 했다.

하루 즐겼으면 너무 충분하고 원하던 하루, 원하던 여행 그 이상의 짜릿함으로 그날의 선택은 정말 후회가 없다. 일주일 동안 말한 사람들보다 이 하루 얘기한 사람들의 수가 더 많은 것 같은 날이었다. 그다음 날 투어가 밤 12시 30분 픽업이었기 때문에 그다음 날에는 딱히 새로운 사람들이랑 얘기한건 없긴 했다.

조용히 있다가 저녁 8시쯤 자서 12시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드디어 갈 생각이 1도 없었던 우붓 바투르 산 투어를 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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