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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위에 글 Jan 02. 2025

이 계절이 좋다

거리에
적막함이 흐르고
지독한 쓸쓸함이 머물러도,


나는 이 계절이 좋다


마음껏 슬퍼하고
눈물로 하루를 채워도
무심히 시간 속으로 스쳐 지나가는,


나는 이 계절이 좋다


비 내리는 날
온몸이 젖은 채 걸어도
그 누구도 내게 묻지 않는, 


나는 이 계절이 좋다


그래서

이별을 해야 한다면

나는 이 계절에 하고 싶다


슬픔을 가리고
눈물조차 삼키는
적막하고 쓸쓸한 이 계절에


이 계절의 적막함은
내 슬픔을 품어주고
이 계절의 쓸쓸함은
내 아픔을 감싸 안는다


그리고 

계절의 비는

조용히 내 고독을 어루만진다


누구의 시선도 머물지 않는

적막한 곳에서,


내 슬픔과

내 아픔과 

조용히 마주할 수 있기에,


그래서

그 고독마저

이 계절의 일부가 되어

바람처럼 다가와도,


나는 이 계절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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