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이 주는 최고의 보양식, 굴전과 무나물

아주 특별했던 우리들의 함밥 - 집밥 수련 여섯 번째 이야기

by 민송


겨울바람이 매서워지고 있어요. 계절이 계절이니만큼 이번 주 주제는 '겨울맞이 보양식'. 보양식이라 하면 사골, 삼계탕, 갈비탕 같은 뜨끈한 고기 국물이 가장 먼저 떠오르죠. 여기에 제철 재료까지 더해지면 말 그대로 금상첨화일 거예요.


마침 이번 주는 집밥 수련의 하이라이트, 아주 특별한 '함밥' 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스페셜 게스트까지 포함해 열 명이 우리 집에 모여 식사를 함께할 예정이에요. 설레는 마음으로 제철 무 듬뿍 넣어 갈비탕을 보글보글 끓이고 있어요.


갈비탕은 지난 수련에서 제 마지막 미션이기도 했어요. 처음엔 사골국처럼 엄두가 안 나서 미뤄두었는데,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단순했습니다. 갈비는 탕용과 찜용으로 나뉘지만, 둘 다 가능하니 괜히 겁먹지 않아도 돼요.


지난번엔 탕용 왕갈비를 사용했는데, 이번엔 구하기 쉬운 찜용 갈비를 쓰기로 했어요. 갈비 요리의 시작은 핏물 빼기. 여기에 한번 데쳐내는 과정까지 거치면, 절반은 끝난 셈이에요. 뼛가루까지 말갛게 씻어낸 데친 갈비를 곰솥에 담고 큼직하게 썬 무, 대파, 통마늘, 통후추를 넣어 끓이면 됩니다. 그다음부터 필요한 건 오직 '시간'. 이렇게 천천히 맛이 깊어져 가는 걸 기다리는 일이, 저는 참 좋아요.



갈비탕 끓이기


갈비탕 만드는 법은 여기에 있어요.

https://brunch.co.kr/@becoming-min/78






집밥 수련 챌린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집밥 수련은 [애리의 인생 레시피]가 세상에 나오기 전부터 저자 애리 님이 준비하시던 프로그램이었어요. "전시용 요리책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죠.


애리 님은 유튜브 '집밥 클래스'와 '집밥 상담소'를 통해 요리와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고 계세요. 많은 요청이 쌓이고 쌓여 결국 요리책까지 출간되었고, 우리가 수련하며 각자의 레시피를 기록할 수 있도록 '나의 집밥 수련 일기'도 만들어주셨습니다.


2기에서는 지역별로 10명 안팎의 팀이 구성되었고, 매주 미션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함밥'을 하게 되었어요. 애리님이 각 팀의 함밥 모임에 한 번씩은 참석하시겠다고 하셨는데, 이번 주가 바로 우리가 기다리던 그날이에요. 요리 멘토와 함께 하는 우리 팀의 함밥. 장소는 우리 집 거실입니다.



갈비탕, 굴전, 그리고 무나물

그날의 메뉴를 정하는 일은 쉽지 않았어요. 호스트인 저는 자연스럽게 국 요리를 맡았고, 모두의 마음까지 뜨끈하게 데워줄 갈비탕을 끓이기로 했습니다.


문득 친정 엄마가 생일마다 전을 부치시며 하시던 말씀이 떠올랐어요.

"이런 날엔 집에 기름 냄새가 좀 나야지."

맞아요. 특별한 날엔 전이 빠질 수가 없지요. 마침 제철 굴이 한창이라 '굴전'도 부치고, 갈비탕 끓이고 남은 무로는 '무나물'까지 준비하기로 했어요.


싱싱한 해산물과 겨울 무의 단맛 깊어지는 계절. 이런 재료들을 마음껏 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무나물


무나물


겨울이 되면 단맛이 오르는 제철 무 덕분에 무나물은 우리 집 밥상에 자주 올라와요. 소화에도 좋고 맛도 담백하고요. 만드는 방법도 다양하지만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1. 채 썬 무를 먼저 절이기

2. 뚜껑을 덮고 푹 익히기

절이지 않은 무나물은 쉽게 부스러져서 지저분해 보이고, 충분히 익지 않은 무는 입 안에서 서걱거릴 거예요.


무는 소금 대신 새우젓과 까나리 액젓에 절여 감칠맛을 더해요. 대파를 송송 썰어두고, 달군 웍에 아보카도 오일을 두른 뒤 대파와 마늘을 볶다가 향이 올라오면 무채를 넣고 볶습니다. 끓기 시작하면 중약불로 줄여서 뚜껑을 덮고 푹 익혀요. 무가 투명해지고 부드럽게 잘 익었으면, 통깨로 마무리.


간단하고, 건강하고. 맛있는 겨울 반찬, 무나물입니다. 겨울에는 무 요리를 절대 놓치지 마세요.

무나물

[재료]
무 800g (중 1개)
애리부엌 까나리액젓 2T
애리부엌 추젓 1T
대파 1대
마늘 1T
아보카도 엑스트라버진 오일 3T
통깨 조금

[만드는 법]
1. 무를 채 썬다.
2. 채 썬 무에 까나리액젓 2T, 추젓 1T를 넣고 섞는다.
3. 아보카도 오일 3T를 달군 팬에 넣는다.
4. 대파 1대, 마늘 1T를 넣고 기름에 볶는다.
5. 간을 한 무채를 팬에 넣고 볶는다.
6. 뚜껑을 덮어 놓고 푹 익힌다.
7. 처음에는 센 불에 시작해서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중약으로 줄여서 투명해질 때까지 익힌다.
8. 통깨를 뿌려 마무리한다.

- 레시피 출처: 유튜브 채널 '애리부엌'




굴전


굴전


저는 늘 굴을 살짝 데쳐서 전을 부쳤어요. 물이 덜 생기고, 비린내에 예민한 남편 때문이기도 했죠. 그런데 애리님 레시피대로 해보니 굴향이 훨씬 살아나는 걸 보고 놀랐어요. 싱싱한 굴이라면 데치지 않고 전분과 계란물만 입혀 부치는 게 훨씬 좋더라고요.


굴은 옅은 소금물에 살살 흔들어서 조심스럽게 씻고 물기를 충분히 빼둡니다. 대파와 홍고추는 최대한 얇게 동글동글 썰어주세요.


비닐봉지에 타피오카 전분을 넣고 굴을 넣어 공기를 넣어 뒤 흔들면 골고루 가루가 묻어요. 계란을 풀어 대파와 홍고추를 넣어 섞어줍니다. 굴을 모두 계란물에 넣어, 부서지지 않게 버무려주세요. 예열한 팬에 아보카도 오일을 두르고 한 숟가락씩 떠서 부치면 끝. 굴을 뜰 때 적당한 파와 고추가 더해져야 보기에도 좋고 맛도 있어요.


굴 향과 고소함이 살아있는 굴전이 완성되었어요. 굴을 좋아하지 않은 남편도 열 살 아들도 굴전만큼은 잘 먹어요.


지금껏 저는 계란물에 홍고추와 청고추를 다져 넣기만 했었는데, 동글동글 썰어 넣으니 식감이 더 좋은 거 같아요. 아보카도 오일로 전을 부치면 며칠이 지나도 전에서 기분 나쁜 기름 냄새가 나지 않아요. 좋은 재료와 제철 식재료가 요리의 반 이상은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깨끗하고 건강한 음식을 만들 수 있어서 정말 뿌듯합니다.


굴전

[재료]
굴 400g
글루텐프리 전분 또는 타피오카 전분 3큰술 듬뿍
계란 3~4구
아보카도 엑스트라버진 오일
큰 대파 1대
홍고추 또는 청양고추 1개 (생략 가능)

[만드는 법]
1. 굴을 두 번 정도 헹궈 씻어 물기를 빼둔다.
2. 대파를 동글동글 얇게 썬다.
3. 고추도 동글동글 얇게 썬다.
4. 비닐봉지에 타피오카 전분을 먼저 넣고 물기 뺀 굴을 넣는다.
5. 비닐에 공기를 넣은 뒤 비닐 입구를 막고 살살 흔들며 굴에 골고루 가루를 입힌 후 넓은 쟁반에 쏟는다.
6. 계란물을 풀어 썰어 놓은 대파와 고추를 섞는다.
7. 굴을 계란물에 넣어 적신다. (전분가루가 너무 많이 묻은 굴은 계란물에 넣기 전에 살짝 털어준다)
8. 달군 프라이팬에 아보카도 엑스트라버진 오일을 두르고 반죽을 한 숟가락씩 떠서 전을 부친다.
(이때 숟가락에 계란물이 많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며 굴과 대파 위주로 반죽을 뜬다. 그래야 계란물이 옆으로 흐르지 않는다.)

- 레시피 출처: 유튜브 채널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집밥 클래스 30화






우리들의 파티는 오전 11시에 시작해 저녁 6시가 넘도록 이어졌어요. 애리 님이 함께하셔서 대화의 결이 한층 깊어졌고, 서로를 더 알아가는 하루였습니다. 오늘 정말 많이 웃었어요.


넓지 않은 거실에 교자상을 펴고, 열 명이 옹기종기 모여 앉으니, 직접 해 온 음식들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진수성찬이었어요. 웃고 떠들며 나누어 먹는 동안 집밥의 힘을 또 한 번 느꼈습니다.


늘 영상으로만 보던 애리 님의 말씀과 인생 해석이 바로 눈앞에서 들려오니 그 울림이 남달랐어요. 마치 좋은 책 여러 권을 한꺼번에 읽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우리들의 아주 특별했던 함밥



집밥 수련 기념품으로 예쁜 앞치마도 선물 받았어요. 앞으로 이 앞치마를 입고 더 많은 밥을 차리겠지요. 어떤 맛있는 도전들이 또 펼쳐질까요?


모두 돌아간 뒤 마무리 정리를 하고 나니, 조금 전까지만 해도 웃음과 온기로 가득했던 거실이 텅 비어 있어요. 그래서인지 오늘따라 더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이 따뜻한 여운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 같아요.


참 좋은 하루였습니다.



소중한 그날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