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라토스 Oct 30. 2024

다른 관점에서 행복을 바라보다.

어떻게 해야지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



스위스 제네바에서 다양한 사람과 문화를 경험하며 살아가다.


제네바는 여러 국제기구와 다국적 기관이 모여 있는 중심지로, 세계 각국에서 온 외교관, 국제기구 직원, 연구자들이 모이는 글로벌한 국제도시이다. 특히 내가 살던 곳은 외국인 비율이 유독 높은 지역이었는데, 딸이 다니던 학교 반에는 스위스인이 한두 명 정도 있었고 나머지는 모두 외국인이었다. 그래서 길을 걷다 보면 다양한 나라의 언어가 들려왔고, 사용하는 언어와 출신 국가에 따라 행동 방식도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유엔 제네바 사무소


일반적으로 비자를 받아 스위스에서 거주하는 것은 쉽지 않다. 물가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비싼 수준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은 스위스가 그만큼 매력적인 나라임을 의미할 것이다. 적어도 어쩔 수 없이 거주하는 사람들보다는 원해서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스위스는 살기에 참 좋은 나라다. 범죄율도 낮고 정치도 안정적이다. 너무나 아름다운 자연환경은 말할 것도 없다. 고품질의 교육과 의료 시스템도 있다.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의 소득과 생활 수준을 유지한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스위스 프랑(CHF)은 세계 경제가 어려워질 때 오히려 가치가 올라가서 역설적으로 스위스 프랑을 가지고 다른 나라에 가서 소비를 하게 만든다. 스위스에 살면서 나도 이곳 사람들이 누리는 삶이 부러웠다. 이들은 아마 태어날 때부터 이렇게 살아왔기에, 이 생활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를 수도 있을 것이다.



의외의 결과, 스위스의 자살률


나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스위스가 자살률이 비교적 높은 나라에 속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흘려들었다. 그런데 기차를 자주 타고 다니는 지인이 “요즘 기차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있어서 기차가 멈추는 일이 가끔 발생한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궁금해져서 검색해 보니, 인구가 830만 명 조금 넘는 이 나라에서 매년 약 1,000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고 한다. 이는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람 수의 5배에 달한다.


참 이상한 일이었다. 너무나 자유롭고, 어떤 일을 하더라도 직장을 다니기만 하면 월급도 많이 받고 (평균 월급 약 6,000달러로 2024년 기준 세계 1위), 휴가도 넉넉하며, 물과 공기도 깨끗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이런 나라에서 살면 누구나 행복할 것만 같은데, 꼭 그렇지만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질문이 내 마음에 떠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어려서부터 스위스를 많이 사랑했다. 누군가 어느 나라에서 살아보고 싶냐고 물어보면 어김없이 '스위스'라고 답했다. 자연을 사랑하는 나는 컴퓨터 배경화면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스위스의 풍경들을 사진으로만 봐도 좋았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 그 땅에서 살아간다. 집에서 어느 방향으로 몇 킬로만 가도 초원이나, 강, 산을 만날 수 있다. 


5월의 어느 날, 집 앞 동네에서 사진을 찍는 아내의 모습


그런데.... 놀라운 건, 시간이 흐르면서 나 역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이곳을 떠나고 싶어 졌다는 것이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나는 무엇을 놓치고 있었던 것일까? 




무엇이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까?



나는 내 안에서 떠오르는 질문들을 정리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새롭고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해 보고자 노력하였다. 그리고 먼저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는 것에 이르게 되었다.



인간은 자유롭게 쓸 시간이 많다고 꼭 행복한 것은 아니다.
인간은 돈이 많다고 해서 꼭 행복한 것은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여행해 보기를 꿈꾸는 아름다운 곳에서 산다고 꼭 행복한 것은 아니다.
인간은 죽을 때까지 연금이 보장되는 안정된 곳에서 산다고 꼭 행복한 것은 아니다.


혹시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누리고 있어서 불행한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가 배부르게 먹을 수 있게 된 것도 사실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끼니를 거르지 않고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축복이라 여겼다. 그래서 지금도 “식사하셨습니까?"라는 말이 인사말로 남아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과거에 느꼈던 부족함을, 이제는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을 보며 같은 방식으로 느끼고 살아간다. 절대적 빈곤이 아니라 상대적 빈곤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로또는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까?


많은 사람들이 로또에 당첨되면 행복할 거라는 기대를 품고 복권방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런데 뉴스와 연구 결과를 보면, 로또에 당첨된 사람들 중 상당수가 결국 불행한 결말을 맞이한다고 한다. 하지만 로또를 사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나는 그렇지 않을 거야!” 정말 그럴까? 그렇다면 큰돈을 한 번에 손에 쥔 사람들이 불행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 자신의 능력으로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돈을 갖는 것은 축복이 아니라 불행이다. 아무리 많은 돈이라도 그것을 올바르게 다룰 능력이 없다면, 그것은 잠깐의 기쁨일 뿐 결국 고통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생각들을 하면서 나는 자기 계발서를 열심히 읽기 시작했다. 다양한 책을 매일 읽어 나가며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이 있으면 하나씩 따로 정리했다. 책의 권수가 늘어날수록 핵심 내용들이 비슷한 형태로 추려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매일 독서와 글쓰기 시간을 가지며, 기도를 통해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철학도로서 학문적 탐구도 이어갔다. 그러면서 나를 향해 선포할 문장을 만들기로 결심했고, 결국 다음과 같은 문장을 적어 내려갔다. 아래의 세 문장은 남에게 가르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시의 나를 분석하며 스스로에게 내린 처방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나에게 주어진 자유로운 시간들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을 때 행복을 누린다.
나에게 주어진 돈을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때 행복을 누린다.
나에게 주어진 환경 속에서 나의 마음을 적절하게 절제할 수 있을 때 행복을 누린다.




나의 삶을 완전히 바꾼 경험들...


나는 외부 요인에 그대로 휩쓸리기보다는, 외부의 영향을 내가 조절할 수 있는 능력과 나 자신을 절제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래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 하나씩 적용해 보기 시작했다. 그 결과, 나의 삶은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물론 내가 말하는 것이 모두에게 진리라고 주장하고 싶지는 않다. 어떤 이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다른 이에게는 오히려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내가 느낀 이 자유와 기쁨을 단 한 사람이라도 더 누릴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아서다. 앞으로 차근차근 글을 정리해 올리려 한다. 이 나눔의 시간을 통해 함께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축복을 함께 누릴 수 있기를 기도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