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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 후기

좀 더.. 더 줘!

by 비읍비읍 Feb 17. 2025

이번 책도 이동진님의 추천으로 알게 된 책이다.

'24년 연말에 몰아서 책을 사는 과정에서 내게 선택된 책인데, 같이 산 5권의 책 중에 4번째로 읽히고 있는 걸 보니 내 선호에서는 후반부에 놓여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아마도 비문학적이거나 사회과학적인 주제를 내가 선호했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든다.


책을 알게 된 것도 누군가의 추천이다 보니, 얼추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었는지 (잘못) 알고 있었다. 그냥 평범한 직장인이랑 나는솔로 같은 연애프로그램 출연자랑 사귄다고?  그런 소설이 다있네~  하며 완전히 '잘못' 알고 있는 상태로 첫 장을 들었다.




그런데 첫 장을 읽어보니... 이건 무슨 내용이지?


재일교포 4세에서 한국계 일본인이 된 왕십리에 사는 남자가.... 어디서 왔냐는 질문에 구구절절 대답해야 해서 어떤 특정 한 방법으로 대답하는 남자였다가...  잠실에서 전 세계적인 대 스타를 덕질하던 남자가, 서울 시내에서 총격사건이 일어난 곳을 본인은 우연히 떠나오고 누군가는 남게 만들어버린 남자이면서... 지방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남자의 뒷모습으로 단원이 끝난다.




아하?  이거 인물 하나씩 설명하면서 옴니버스 식으로 다 같이 만나게 되는 거구나!?!?!

설레는 마음으로 마음속 링크를 맞추기 위해 다음장으로 넘어갔다.


다음 장은 나는솔로(여기서는 나는농장 이라는 표현으로 재밌게 트위스트 했다)를 출연하게 된 인물이 나온다. 예능 속 연출적인 존재감은 있는 둥 마는 둥 하는 정도로 나오지만, 제사보다 젯밥에 더 관심이 생겼던 약간 독특한 출연자로 나온다.

 

이번 막의 대상자를 '그녀'라고 표현할 때까지만 해도  첫 의 일본인과 연결될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첫 장의 일본인은 '나'라는 표현을 쓰는 거 보니 주인공인가 보다~ 싶었고,  자기가 이제 만나게 될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제3인칭으로 보여주려나 본데~?  하면서 읽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금방 '조맹희'라는 사람이라고 이름을 밝히며 소설에서 1인칭으로 변신한다. 이거 뭐 웹툰에서 이름을 밝히지 않으면 엑스트라로 슥 사라져 버리지만, 이름을 밝히는 순간 어떤 특정 레벨의 중요인물로 올라가서 분량을 확보하게 된다는 그런 스토리인 건가- 하는 생각으로 계속 읽어나갔다.


소설 뒷 부분에 얼마나 많은 두 사람의 서사가 있길래(책 제목이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이다보니...) 이렇게 함축적으로 속도감 있게 디테일한 설명을 해나가고 있는지 더 궁금해졌다.

현실세계에서 나는솔로의 애청자로서 나는농장이라는 프로를 약 50페이지 안쪽으로 간결하면서도 담을 내용은 충분히 다 담은, 극의 전개가 너무 맘에 들었기도 했다.




하지만 조맹희씨는 그렇게 속도감있게, tmi를 쏟으면서 자신의 이야기에 나를 끌어들이더니 2이 종료됐다.

그리고 나타난 어물쩡 평범함 속에서도 갓반인으로 살고 있는 남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

아니 이야기를 더 끌고 갈 거 아니었니?  내용 더 줘!    


조맹희씨던 일본인이던  이제 내용이 연결되어야 플롯에 맞는거잖아!?

더 줘!  내용은 빨라서 속도감 있게 읽었지만 이제 내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보쟈고!!!


혹시 삼각관계였던거니 ㅠㅠ?   1의 일본인과 2의 조맹희씨 3의 현대차 직원(몇년전 블라인드를 뒤집어 놓았던 갓-회사원, 현대자동차 사무직일듯 하다).. 셋이 이제 뭐 어떻게 되는거니!!?!?


하면서 4을 펼쳐보았다.




드디어 나온 제목과 같은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여기서 깨달았다. 아니 이제야 깨달았다.


이 소설은,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다양한 인간군상을 TMI로  자세하게 설명해 왔던 거구나-


그래서 캐릭터들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들고, 그 캐릭터의 행동들에 모든 개연성을 부여하고, 아 그렇지 저렇게 살고 있지- 라며 나도 공감할 수 있게끔 만들었구나 싶었다.


하지만 그들이 이어지거나 연결되지는 않았다.  그저 독자일 뿐인 내가 제목과 어설프게 들은 책 설명을 통해 추측한 '플롯'대로 전혀 흘러가지 않았다.


그래  내가 오해한걸 누구한테 화풀이하겠나-


그저 이렇게 캐릭터 하나하나를 세세하게 풀어낸 작가의 관찰력과 필력에 감탄하는 게 옳은 방향이겠다 싶었다. 세상에는 최소한 이 책의 9가지 장에 나온 9가지의 인간은 존재한다고 알게 되는 좋은 시간이었다.


지금은 잘 보지는 않지만, 예전에는 푹 빠졌던 '제 XX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 속 짧은 단편을 본 것 같은 데자뷔를 느끼며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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