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_ 봄볕_ 오늘의 시
가을의 끝자락을 배웅하듯
반계리 1495-1번지로 향해 가는 길
뒷좌석에 앉은 아이들이
조잘조잘 가을을 내뱉고
차창을 덮은 햇살마저
더없이 포근한 일요일 아침
나는 오디오에 스며든 가을을
낮게 따라 부르며
흘러가는 계절의 등을 바라보았다
이따금 들여다보던 룸미러에서
눈이 마주친 딸아이가
가을처럼 예뻐서
온통 노랗고 빨갛게 물든 차 안에
사랑해 너를
가을처럼 사랑해
그 흔한 이야기가 가슴으로 떠오르고
더없이 따뜻했던 그날 아침,
아버지는 가을을 싱겁게 노래하고 있었다
가을의 길목 어귀,
룸미러 너머 아버지의 눈을 보았다
이보다 예쁜 가을은 없다고
아버지의 부푼 눈이 말하고 있었다
싱겁던 노래가 멈추고
꿈과 가을 사이의 경계가 아슬거릴 때
"우리 딸 왜 말이 없지? 잠들어버렸나 보네"
나지막이 들려오던 아버지의 목소리
너를 사랑한단다
너를 가을처럼 사랑한단다
가슴으로 전해오던
따뜻했던 노오란 목소리
가을이 된 아버지의 세상을 룸미러에 담고
노랗고 빨갛게 물든 아이들을 바라보며
가을이 붉게 흐드러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