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사실주의의 삼총사, 톰소여. 허클베리 핀. 짐.
19세기 초 낭만주의가 상상력, 자연의 아름다움, 이로 인해 흘러넘치는 감정을 중심으로 표현하며 등장했다면, 사실주의는 말 그대로 사실대로, 현실을 그대로 묘사하려는 문예사조이다. 따라서 작가들의 사회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이 소설에서 강조되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이 남북전쟁(1861-1865)을 겪은 후로 이러한 경향이 더 확산되었는데, 미국이라는 국가를 건설하는 과정에 있어서 독립전쟁이 큰 홍역을 치른 거라면 남북전쟁은 미국의 정체성을 형성하기 위한 마지막 몸살이 아니었을까... 개인적인 생각이다.
전쟁 전, 미국은 북부와 남부 간의 경제적, 사회적 차이로 인해 하나의 국가는 맞지만 문화권이 둘로 나뉘어 있었다.
그 옛날보다 교통이나 통신이 발달한 지금도 문화적으로 봤을 때 어느 정도 이 부분이 작용하고 있다.
더불어 행정적이긴 하지만 이 광활한 땅덩어리를 50개 주로 쪼개어 주정부의 최고 책임자로 주지사를 두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우리나라보다 더 큰 면적의 미국 주가 30개도 훨씬 넘는 걸로 알고 있다. 사실상 미국주지사는 한 나라의 대통령과 별다르지 않다.
왜 U.S.A(united states america)인지 이름에서 여실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행정적인 형태는 서부시대에도 비슷하게 나타났는데 정부에서 그 머나먼 땅 서부를-지금의 캘리포니아주, 네바다주, 애리조나주, 등등- 관리할 수없어 영국에서 따온 제도가 바로 보안관이었다.
서부시대 지역 유지 가운데 주민들이 직접 선출한 사람을 뽑아 보안관에 임명하거나, 총 잘 쏘는 카우보이들 중에 한 사람을 앉혀 놓기도 했다, 고는 하지만 정부에서 파견되었다, 는 것이 더 신뢰가 간다.
아무튼 지금처럼 전문직은 아니었던 것은 확실하다.
별 뱃지 달고 허리에 총 하나 차고, 마을 전체의 치안을 담당하면서, 전화도 없고... 전화를 어디에 했다, 쳐도 금방 달려올 수 있는 조력자 하나 없었겠지만...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일이 얼마나 많았을까?
예를 들어 살인범이라도 한 명 유치장에 잡아놨다 치더라도 재판에 넘기기 위해 용의자를 데려올 사람이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상당했을 것이다. 그동안 감옥에 얌전히 있어주면 고맙겠지만 탈옥은 무수히 많았고 설사 잘 있다가 인도되어 가도 정부까지 가는 길은-보통 동부, 워싱턴주까지- 멀고도 험난했으며, 이 긴 여정 중에 벌어지는 일은 또 무궁무진했다.
그 많은 서부영화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다시 맨 앞의 사실주의로 돌아와서...
남북 전쟁의 결과로 북부가 승리했고, 이는 미국 사회의 분열과 통합 과정을 심화시켰다. 이렇게 전쟁 전후부터 미국 문학은 전쟁의 경험과 인간 고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시작했다.
미국 문학 중 내가 가장 흥미로워하는 사조는 바로 사실주의이다.
톰 소여의 모험과 허클베리 핀이 있기 때문이다.
국민학교 시절, 톰 소여의 모험은 매주 한번 저녁 5시 반이면 티브이에서 방영했고 그 앞에 꼬박꼬박 앉아 재밌게 봤던, 또 만화영화로만 존재한 줄 알았던, 이 이야기가 훗날 학교 수업에서 사실주의 작가,
마크 트웨인(Mark Twain)의 대표작이라는 걸 알고 좀 놀랐다.
게다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동화, 왕자와 거지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마크 트웨인은 미국 미시시피강 서쪽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이때의 체험과 추억이 미시시피 강을 배경으로 한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 미시시피 강의 추억, 에 잘 들어가 있다.
그만이 갖고 있는 특유의 친근하고 익살스러운 문체 때문에 나중에 만화로도 제작을 하지 않았나 싶다. 일본이 처음 제작한 걸로 알고 있다.
하루도 조용히 넘어갈 리 없는 장난기 많은 소년, 톰 소여... 자유로운 영혼, 허클베리 핀...
공부하기 지겹고 숙제하기 싫었던, 나름 고단한 국민학생에게 이들이 매번 처한 상황과 모험은 그야말로 꿀재미였다.
사실주의 대표작이다,라고 하지만 어린 나이의 내 삶에 있어서는 판타지 그 자체로 보였다.
또 허클베리 핀에 나오는 우직하고 착한 핀의 친구, 흑인 노예 짐을 통해 인종 차별과 사회의 부조리, 어린이들의 모험을 통해 위선적인 사회를 풍자한 고전이었지만 결코 성장 소설, 모험담만이 아닌, 그 이상의 깊은 비판이 담겨있었다. 이로서 사실주의는 19세기말에서 20세기 초까지 미국 문학의 주류가 되었으며 다가오는 자연주의와 함께 수많은 작품과 영화를 남겼고 현대 문학의 바탕이 되었다.
이어서 자연주의는 다음 화에 더 재밌게 다뤄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