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by_지니
어느 매체에서 본 이야기라 정확한 출처는 기억나지 않는다.
‘실패’란, 소속된 곳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했다.
반대로, 벗어나고 싶었던 곳에서 결국 빠져나온 사람은 이 사회에서 ‘성공’이라 불린다고도.
작년, 나는 그 소속에서 스스로 나왔다. 퇴사라는 이름으로.
그러나 그 이후의 시간들은 내가 예상한 것처럼 뚜렷하고 당당하지 않았다.
오히려 스스로에게조차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걸까? “라는 질문을 반복하던 나날들.
인생을 살면서 남들보다 늘 무언가를 해낸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늘 따라다녔다.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해내고 있었다.
• 분야별 자격증 4개를 취득했고
• 브런치스토리로 6권의 책을 완성 중이며(3권 미완성)
• 강연과 강의에 참여하며 작은 인사이트들을 모았다
• 그리고 1년 넘게 인스타그램을 꾸준히 운영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모든 행위를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인식 아래에서 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하루하루를 버텨내며 살았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시간들은 아주 조용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나를 이끌고 있었다.
그 시간 동안 문제는 나 자신보다도, 오히려 주변의 시선이었다. 가까운 가족들조차 내 삶을 ‘불완전하다’고 말하곤 했다.
많은 사람들은 성공의 곡선을, 마치 수직으로 치솟는 그래프처럼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어쩌면, U자형 곡선일지도 모른다.
가장 깊은 곳에서 고통을 견디며 버틴 사람만이, 그 아픔을 발판 삼아 더 단단하게 올라설 수 있다는 뜻.
그리고 나는, 지금 그 곡선을 따라 천천히 상승하는 중이다.
이 브런치 북은 흔들리는 일상 속에서 나를 붙잡아준 작고 단단한 인사이트들을 담을 예정이다.
그 안에서 마주한 나 자신과의 대화, 그리고 끝내 멈추지 않았던 ‘성장’의 기록.
자기 계발은 더 나은 내가 되는 과정이기 전에, 지금의 나를 인정하는 용기에서 출발한다.
이 글들을 통해, 울면서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당신의 걸음에 조용한 동행이 될 것이다.
“최선의 선택이나 옳은 결정을 내리려면 현재를 판단하는 인지능력뿐만 아니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과거에서 현재로 한 걸음씩 더 나아가는 방법도 알아야 한다.” (리사손, 『임포스터』)
이와 함께 생각난 이론이 더닝 크루거 효과인데, 지식이 낮은 무식자일수록 '과도한 자신감'을 보이고 지식이 쌓일수록 자신감이 하락한다. 이는 '깨달음의 언덕' 즉, 실제 역량보다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구간을 지나야 객관화된 평가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림 출처: /newsroom/news/A/1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