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랑귀가 되지 않으려면...
바보상자. 그 네모난 화면은 우리 삶에 숨겨진 거짓의 창문이다. 내 귀는 오랫동안 소음에 길들여졌다. 뉴스, 연예인 스캔들, 증명되지 않은 그 모든 것이 진실이라 믿었던 시간들, 듣고 보지 않은 이야기는 그저 먼지 같은 소문에 불과하다. 현장을 밟지 않은 말(語)은 반쪽짜리 진실일 뿐이다.
우리 주변엔 안테나 같은 사람들이 있다. 소문을 퍼 나르는 사람들. 마치 뉴스 앵커처럼 생생하게 전하는 사람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진위 파악은 하지 않고 휩쓸리고 만다. 고부간의 갈등을 살펴보면 시어머니가 큰며느리한테 작은며느리 험담, 작은며느리한테는 큰 며느리 험담, 동서 사이 이간질로 갈라놓기도 한다. 시어머니 말만 듣고 판단해서 우를 범하게 된다.
자기 자랑이 심하고 말이 많은 사람을 변호사, 말만 대장이라 부른다. 말만 앞세우기 때문이 아닐까, 그 사람이 하는 말이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알 수 없다. 어떤 사람은 허언증으로 10%만 진실인 사람도 있다. 의도와 목적을 잘 파악해야 한다.
김종원 작가는 말한다. "지식은 모두의 것이지만 지혜는 스스로 깨닫는 방법을 아는 소수의 것이다." 진실을 듣는 귀. 그건 바로 문해력이다. 책장을 넘기고, 질문하고, 사색하는 시간을 통해 세상을 보는 시선이 높아진다. 참과 거짓을 구분하는 눈을 가지게 된다.
풍문으로 들은 소문으로 인한 잘못된 판단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한다. 방지책은 문해력을 높여야 한다. 소문의 거미줄에 걸리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먼저 내 입을 조심해야 한다. 보지 않은 것, 듣지 않은 것을 전하지 않는 지혜가 필요하다. 통계를 보면, 하나의 소문이 10번 전해질 때마다 진실성은 30% 줄어든다. 우리의 귀는 선별의 문지기가 되어야 한다. 침묵 속 진실을 듣는 법, 그 귀는 바보상자가 아니라, 지혜를 담는 그릇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