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이다."
이 책은 단순한 철학적 명제가 아니라, 내 삶의 지평을 결정짓는 진리다. 농밀한 언어 필사 1장을 마치는 지금, 2장에서 펼쳐질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로 가슴이 설렌다. 얼마나 깊이 사고하고 표현할 수 있는지가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세상의 크기를 결정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산책길에서 마주한 바람, 그 결에 흔들리는 나뭇잎, 끊임없이 흐르는 강물, 웅장한 산, 무한한 하늘, 변화무쌍한 구름,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돌들... 이들의 소리에 귀 기울일 때마다 내 마음속에서는 자연스럽게 감사와 경탄이 흘러나온다.
"매일 마주하지 않으면 느낄 수가 없다."
하늘이 어제와 다르고, 구름의 모양이 매 순간 변하며, 강물의 흐름이 결코 같지 않다는 사실을, 필사의 습관은 사물의 미세한 변화들을 감지하는 예민한 감각을 선물했다.
김종원 작가는 경탄의 언어를 다섯 가지로 명확히 정리했다:
1. "이걸 내 삶에서도 가능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2. "아, 이거 진짜 궁금하다. 정말 궁금하다. 알고 싶다. 진짜 뭐지?"
3. "뭔가 있는데? 이거 제대로 알 때까지 이 자리를 떠나지 말자."
4. "제대로 안다면, 모르는 사람에게 설명까지 할 수 있어야지."
5. "아니야, 요약도 가능해야지. 한 줄로 요약하지 못하면, 모르는 거야."
이 다섯 문장은 단순한 말들이 아니라,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사고의 도구들이다. 내가 정말 무언가를 깨달았다면, 그것을 다른 이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한 문장으로 응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깨달음은 마치 빛줄기처럼 내 마음을 환히 비춘다.
"다른 세상을 보기 위해, 안경을 쓰기로 했다."
이 결심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나의 실천적 선언이다. 세상이 다르게 보이는 안경을 쓰고, 매일의 산책과 사색에서 느낀 것들, 책을 통해 배운 지혜를 지인들과 나누기 위한 여정이 시작된다.
매일 10개 이상의 댓글을 달기로 한 작은 도전은 글쓴이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을 한 줄로 정제하는 훈련의 장이 된다. 이 과정에서 나는 집중력을 높이고, 함축적 표현의 기술을 익혀간다. 블로그와 브런치에 글을 발행하는 시간은 오롯이 나만의 시간이다.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집중력이 최고조에 달하고, 그 시간이 나를 성장시키는 거름이 되고 있다.
"해를 보는 구도에 따라 광선의 느낌이 다르다. 오늘은 일직선으로 다가온다."
이 섬세한 관찰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내 의식이 얼마나 예민해졌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필사의 습관은 나에게 매일의 자연 현상을 더 깊이 체험하는 능력을 선물한다.
하늘, 구름, 강물, 바람... 이 모든 것들이 매일 새롭게 태어난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나의 세계는 넓어지고 깊어진다. 언어로 이를 표현할 수 있게 되면서, 나의 경험은 더욱 선명해진다.
매일의 작은 성장이 모여 언젠가 풍성한 열매를 맺을 것이라는 희망, 그것이 바로 지금 이 순간, 펜을 들고, 키보드를 두드리며, 삶의 순간들을 언어로 담아내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