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서의 새 출발
두메산골에서 지내던 엄마는 쥐포라는 생선과 첫 만남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칼 한 자루만 있으면 먹고 산다는 삼천포에서 엄마는 남들보다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일명 돋내기라고 하는 쥐포 포 뜨기는 상자를 먼저 내리는 사람이 임자다. 체구가 작은 엄마는 항상 힘에서 밀렸다.
엄마의 시엄마, 우리 할머니는 집에서 손자, 손녀를 돌봐주셨다. 나는 어릴 때 "엄마"하고 울지 않고 "할매야"하고 울었다고 제사때 친적들이 모이면 놀리곤 했다.
엄마는 새벽같이 나가서 쥐포 포를 뜨느라 거친 쥐포 껍질에 손가락마다 피가 나기 일쑤였다. 그렇게 힘들게 번 돈으로 시어머니 막걸리와 담배를 사드리기 바빴다. 우리 할머니는 막걸리에 사카린을 넣어 손가락으로 휙휙 저은 뒤 밥을 말아먹었다. 그렇게 먹으면 든든하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이런 와중에 우리 아버지라는 사람은 집안은 돌보지도 않고 첩에게서 나하고 두 살 터울 아들을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