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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쓰는 편지.

<휴재번외>

by 김부부

내 아가 찰떡아.


너를 보내주기 전 더 이상 울지 말자 다짐하며…..

초음파화면을 애써 외면하며, 참았는데…..

선생님 질문에 어쩔 수 없이 보게 된 너의 마지막 모습은 그동안 엄마가 본모습 중에 제일 사랑스러웠어.


젤리곰처럼 동글동글하게 엄마뱃속에 잠들어 있는데 반짝이지 않는 심장이 너무 야속하더라.


울지 말고 너를 보내주자는 엄마의 결심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게 잠이 든 찰떡이 덕분에 무너지고 말았네….


진료실에서 아빠도 너의 모습에 시선을 끝까지 거두지 못하더라….. 마지막까지 엄마아빠한테 이쁘게 잠든 거 보여주느라 고생했네…


아빠랑 수술실 앞에서 울지 말고 너랑 잘 헤어지고 오겼다고 약속했는데….


수술실에 누우니 이제 정말 찰떡이가 엄마랑 헤어지게 되는 게 실감 나고, 엄마뱃속에 더 품어주고 싶은 욕심에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어……


찰떡이를 엄마뱃속에서 나오게 하고 눈을 뜨니 엄마는 너무 허무해. 또다시 눈물이 터지고 말았어.


울지 말아야… 우리 찰떡이가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갈 텐데…. 엄마가 너무 우리 찰떡이 힘들게 하는 거 같아 집에 돌아가는 차 안에서는 아빠랑 조잘조잘 너에 대해 추억했어.


무더운 더위가 지나고 딱 선선해진 초가을에 엄마한테 와서 많이 춥지도 않고 화창한 날에 떠난 너가 참 다행이라고….. 축복이라고…..


집에 와서 아빠랑 한동안 계속 너에 대해 애기하며 웃기도 하고 울기도 했어.


짧다면 짧은 10주 동안 작고 소중한 너가 엄마아빠에게 많은 행복을 주고 갔는데……. 엄마아빠는 왠지 모를 불안감에 너가 준 행복만큼 찰떡이를 이뻐해주지 못한 거 같아. 미안하고 미안해.


엄마아빠는 너를 애써 잊지 않기로 했어.

처음으로 우리에게 엄마, 아빠라는 호칭도 만들어준 우리 첫째 찰떡이. 엄마가 힘들어서 그동안 미루고 있던 초음파사진도 앨범으로 이쁘게 꾸미고, 너의 존재를 알게 된 테스트기, 너의 초음파동영상을 담은 메모리까지 이쁜 상자에 넣어 가끔 너를 추억하며, 평생 기억할 거야. 그래야 찰떡이 너가 엄마아빠에게 주고 간 행복에 대한 예의일 거 같아.


엄마는 아직 시간이 필요한 거 같아.

아빠 없이는 혼자 있는 시간이 온통 적막과 외로움이 라서 아직 감당하기가 힘들어.


엄마 뱃속 있던 너의 존재감이 순간순간 사라진 거를 느끼 때마다 허전함에 슬퍼. 분명 둘이었는데 한순간에 찰떡이 너는 사라지고 엄마 혼자 남은 몸에 변화가 찰떡이 너를 그리워하게 되는 거 같아.


엄마가 어디서 들었는데 아가들은 무조건 다 천국으로 돌아간다고 하더라…..


엄마 아가 찰떡이… 천국에는 잘 도착했니? 거기서는 아프지 말고 항상 건강하게 행복해. 그리고 엄마아빠 잊지 말고 기억해 줄래?


엄마는 정말 우리 찰떡이 많이 사랑했고, 많이 사랑하고, 많이 사랑할 거야.


일찍 가서 얄미지만 그래도 엄마한테 찾아와 주었어서 정말 고마워.


엄마아빠에 영원한 첫째 김찰떡!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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