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삶에서 만나는 '우연'은 선물이다.
우연이라는 단어가 참 예쁘다.
말레이시아 타국에 사는 내 베프의 딸이름도 우연이다.이름으로 쓰기에도 참 예쁜 단어 우연.
우연:
아무런 인과 관계가 없이 뜻하지 아니하게 일어난 일.
우연히:
어떤 일이 뜻하지 아니하게 저절로 이루어져 공교롭게.
우연찮게:
꼭 우연한 것은 아니나 뜻하지도 아니하다.
놀랍다 우연이라는 말이 이렇게 조금씩 다르다는 것도.
우연히 우연이다.
내가 삶에서 만난 선물 같은 우연들은 언제가 있을까? 생각해 본다.
날씨가 쌀쌀해진 탓에 꺼내 입은 코트.
한껏 걸치고는 거울에 맵시를 뽐내며
주머니에 손을 넣었는데 5만 원짜리 지폐!
먼 길을 가기 위해 올랐던 지하철.
돌아오는 길 지하철이 만원이다.
절망하며 손잡이를 잡고 한 손에 무게를 실어
힘없이 선다.
내 앞 좌석에 그녀는 옆자리 낯선 남자의 어깨에 닿을 듯 말듯하게 피곤한 몸을 흔들고 있다.
그런 그녀가 깜짝 놀라 깨더니 허겁지겁 내린다!
오늘은 날씨가 흐릿흐릿 마음이 살랑살랑.
일렁이는 마음을 안고 차에 올라탄다.
시동을 거는 순간! 라디오에서 들리는 내가 좋아하는 가수 카더가든 목소리.
힘든 내게 카더가든이 와서 사탕 하나 무심히 툭! 두고 가며 먹으라는 듯하다.
사실 이보다 더 놀라운 우연들을
살면서 많이 만났을게다. 기억을 못 할 뿐.
'우연'과는 다르게 인생에서 가장 '운명'적으로 만난 나의 보석 같은 세 아들은, 내게 매 순간 우연의 감동을 준다.
오늘은 너무 지치고 힘든 날이야 라며 툭탁거리는 내게달려와 어깨를 주무르는 7살 고사리손이 주는 우연한 온기. '엄마 힘들어? 내가 마사지해줄게!!'
PM9시 잠이든 줄 알았던 녀석들 방에서 키득대는 소리를 듣고는 내 시간을 방해받기라도 할까 봐 씩씩대는 걸음으로 간 내게. 우연히 보여준 녀석들의 형제애에 미소를 머금고 '너희 진짜 좋겠다~' 하는 순간들.
입이 심심하던 차에 집에 군것질거리가 있나 살피던 중아이들의 가방에서 발견한 하리보 젤리.
수없이 많은 우연의 순간들이 차근차근 생각이 난다.
삶에서 만나는 '우연'은 선물이다.
언젠가 아이들은 나보다 더 많은 우연을 혼자 만나게 될 것이다. 내가 함께할 수 없는 그 순간들에도,
너희 셋이 서로에게 우연한 선물이 되어주기를.
피곤한 날 우연히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
힘든 순간 우연히 마주친 눈빛 하나가
서로에게 5만 원짜리 지폐보다,
빈 좌석보다,
좋아하는 노래보다 더 큰 선물이 되어주기를.
그렇게 너희의 인생에도 '우연'이라는
예쁜 이름의 선물들이 가득하기를 엄만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