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두 번째 출근

지각

by 백소라

엄마는 연신 시계를 보느라 마음이 급하다.

저녁 6시가 다 되었는데 아직 일이 끝나지 않았다.

곧 있으면 아이들을 태운 태권도 하원차가 집 앞에 아이들을 내려줄 시간이 다가온다. 오늘은 아이들끼리 올라가지 않게 빨리 집에 가야겠다. 마음은 늘 다짐하지만 오늘도 어김없이 지각이다. 큰아이에게 전화를 건다


" 아들~ 미안~

동생들이랑 올라가 있어 엄마 금방 갈게~"

" 네 엄마~"


내 보물 1호 큰 녀석의 든든함은 오늘도 어김이 없다.


부랴부랴 가방을 싸고 신발을 서둘러 신는다.

“가보겠습니다~"


지하주차장으로 향하는 마음은 퇴근하는 내려놓음이 아니라,

조급한 지각생의 마음으로 출근하는 분주함이다.


띠띠띠띠띠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면서 내가 하는 외침이 있다.


" 애미 왔다~~~"


엄마의 귀가 소리에 와다다다 달려와서 아이들은 하루의 일들을 쏟아낸다. 그 소리가 너무 좋아서 애미는 그저 웃으며, 그래그래를 연신 뱉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어느 날엔 막내가, 내가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오기도 전에 현관문 안에서 소리를 친다


" 애미야~~~ "


욘석. 그 반가움의 애미라는 말이 반말보다 정겨움으로 내 마음에 닿는 걸 보면 나도 참 나다.


" 배고프지?? 얼른 밥 하자~~~"


오늘도 부랴부랴 엄마는 외투만 겨우 벗어던지고는

앞치마를 멘다.

쌀을 씻어서 밥을 짓고,

냉장고에 재료들을 꺼내 뚝딱뚝딱 불고기를 만든다.

팽이버섯은 두찌가 좋아하니까 많이 넣자.

양파는 큰애가 좋아하니까 많이 넣자.

막내는 당근을 좋아하니까 생당근도 깎아주자.


엄마의 머릿속은 두 번째 출근과 함께 또다시 바쁘다.


그렇게 저녁 밥상을 뚝딱 차려주면

정말 두 그릇도 뚝딱 먹어치우는 녀석들이다.


"엄마~ 엄마가 해준 밥이

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요!!"


엄마는 함께 앉아서 저녁을 먹는 일이 거의 없다.

아이들이 먹을 때는 또 다른 집안일들을 처리하느라 바쁜 업무시간이 되어있다. 그런데 녀석들이 내게 한마디 건넨다~


"엄마~ 같이 먹자~~ 맛있어! 이것 좀 먹어봐~~"


오늘도 나는 녀석들이 해주는 칭찬과 사랑을 듬뿍 먹고 한 뼘쯤은 자라는 아들 셋의 애미이다.


"엄마~ 내일은 태권도차 내릴때 나와줘~~"

막내의 볼멘소리에 엄마는 오늘도 지키고 싶은 약속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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