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一想
언제부턴가 흰 머리카락이
하나 둘 자랐다
처음에는 드물게 눈에 띄더니
이제는 제법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렇게 흰 머리카락이 늘다보면
오래지 않아 모두 희게 변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나는 흰 머리카락이 싫지도 좋지도 않다
그저 나이듦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일 뿐이다
다만 궁금한 것이 있다
검은 것이 흰 것으로 바뀌는
이 극단적인 외면의 변화와 함께
내면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어쩌면 나는 전에는
결코 받아들이지 않으려했던
다른 색깔들을 좀 더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말하자면, 검은 색에는
무엇을 넣어도 검지만
흰 색은 잘 바뀌니까
다만 변덕스러운 잘 바뀜이 아니라
포용하는 잘 바뀜
그렇게 나이듦의 미덕을 얻고 싶다
그러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