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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영 GoodSpirit Dec 16. 2024

문을 열면

일상 一想

 문을 열면 삶이 송두리째 바뀌는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에서 알리바바가 "열려라, 참깨!"라는 주문을 외치자, 문이 열리면서 금은보화가 가득한 동굴로 이어진다.

<나니아 연대기>에서는 막내 루시가 옷장 문을 열고 숨다가 눈 덮인 겨울왕국 나니아들어가게 된다.

<푸른 수염>에서 아내는 푸른 수염이 금지한 비밀의 방의 문을 열고, 그 방 푸른 수염의 전처들이 싸늘한 주검이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이처럼 문은 수많은 이야기들 속에서 주동인물들의 삶을 이제까지 와는 다른 방향으로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을 여는 순간, 주인공은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되고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들은 죽을 만큼 시련을 겪어야 하며 죽지 않고 살아남는 자에게만 더 나은 삶이 보장되는 것이다.


 자신의 삶에 주인공으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도 그렇다. 우리는 매일 문을 다. 어떤 문은 습관적으로 아무 생각 없이 열지만 어떤 문은 무척 긴장되고 주저하는 마음으로 열 때도 있다. 어떤 문은 흥분과 기대로 거의 뛰쳐 들어가다시피 열기도 한다.  대부분의 문은 처음 열 때의 기분이나 감흥과는 무관한 기쁨, 경이, 감사, 행복이나 슬픔, 비통, 우울, 좌절을 맛보게도 한다. 그럼에도 성장을 위해서 우리는 각자의 문을 열어야 한다.


그러나 속지 마라


문만 열면 세상이 열릴 거라고


그대가 아직 문 앞에


서있기만 한다면


문 너머의 세상은 열려 있지 않다


그 문이 열려 있을지라도 말이다


문 밖으로 나가


그대를 세상에 내어놓아라


문 틈으로 보았던 세상만큼


아름답지 않을 것이다


비바람과 눈보라가 칠 것이다


하지만 그대가 견디어낸 세상은


아름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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