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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달의 독백 04화

배고픈 달

일상 一想

by 조은영 GoodSpirit

어린 시절 나는 사람에

목이 마르고 허기졌다


친구와 늦게까지 놀다가

밤이 되어서야 집에 돌아왔다


집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으므로

귀가를 미루었다

열량만 높은 가공식품을 지속적으로 먹으면

부족한 영양을 채우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계속 먹게 되는 것처럼

집에서 채우지 못한 애정을

다른 누군가로부터 충족시키길 원했다

단짝 친구 한둘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이제 나는 다르다


가공식품으로 허기를 달래지도

숱한 사람들로부터

애정을 구하지도 않는다

이제 나에게는 당신이 있다


나와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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