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적인 고독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는 것.

by 황태


최근에 나랑 동갑인 모태솔로 유튜버의 영상을 보게 되었다. 매달 한 남성과 가상 데이트를 하는 영상을 올렸었는데, 6개월 만에 월간 데이트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영상이었다. 사람들이 모두 좋아하고 관심을 가지는 '월간데이트' 영상은 조회수도 높고 유튜브 수익도 높았지만 스스로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과감하게 포기했다고 했다.


그분은 스스로의 얼굴을 남들과 바꾸고 싶지 않을 정도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분이다. 그런데 '월간 데이트'영상의 악성 댓글을 보면서 어느 날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 이렇게 뚱뚱하고 못생겼으니까 아직 연애를 못해봤지.' 우울감에 순식간에 잠식되어 평생 자신의 외모와 몸매를 한탄하며 살아갈 수도 있었을 상황에서 이분은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월간데이트' 영상을 그만 올리기로 결정하고 다시 자기 스스로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했다.



최근에 읽고 있는 랄프 왈도 에머슨의 <자기 신뢰>에서 이런 내용이 있다.


"나는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해야지, 남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해서는 안된다."
"(중략) 이제 그는 사람들의 감정을 의식적으로 참고하지 않을 수 없다. (중략) 이런 눈치 보기를 일절 거부할 수 있는 사람"
"위인은 군중의 한가운데서 자신의 독립적인 고독을 지키면서도 아주 품위 있는 생활을 해나간다."



이 구절을 읽으면서 그분의 영상이 떠올랐다. 그분은 수익이 직결되는 문제임에도 남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좋아하는 영상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했다. 스스로의 정신건강에 이로운 일을 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사람들이 댓글로 표현하는 외모 비하 등의 감정들에 눈치 보기를 일절 거부했다. 스스로를 제일 사랑한 것이다.


그분의 영상을 보고 있으면 자기만의 확고한 가치관, 세계, 영역, 공간 등으로 일컬을 수 있는 어떤 곳이 있어 보인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의 독립적인 고독을 지켜나간다. 독립적인 고독에 대해 생각해 본다. 고독이라는 것을 그저 홀로 있는 시간쯤으로 여겼었는데 이제는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독립적인 고독이라는 것은 세상이 중요하다 생각하는 것들이나 남들의 눈치 따위는 튕겨버릴 자신의 공간 속에서 자기 스스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하며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한 독립적인 고독을 지키는 사람들은 군중의 한가운데서 품의 있을 수밖에 없다. 남에게 휘둘리거나 눈치를 보거나 비교하며 자책하지 않으니 당당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 몸무게가 갑자기 훅 불었다. 그래봐야 1kg 긴 하지만 쉽게 빠지지 않아 우울했다. 잡혀있던 점심 약속도 취소하고 싶어졌다. 살찐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 그런데 그때 앞서 말했던 유튜버의 영상을 보게 된 것이다. 나는 지금 무엇 때문에 이렇게 우울해한 것인지 부끄러워졌다. 남들의 시선이 뭐가 그리 중요하다고.


독립적인 고독 속에서 남을 의식하는 것에서 벗어나보려 노력할 것이다. 눈치 보지 않고 나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 한다. 나를 내가 제일 사랑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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