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일상 고찰 07화

회사 다니는 날에도 휴일이 필요해.

권태감, 회의감, 무력감

by 황태


권태감, 회의감, 무력감 등이 느껴질 때가 있다. 나는 남들보다 더 자주 이런 감각이 느껴지는 편인 것 같지만 분명 나 말고도 이러한 감정들이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 추측해 본다.


나의 한계치보다 더 과하게 열심히 살아내야 할 때, 해야 하는 일들이 하기 싫고 의미 없이 느껴질 때,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워질 때 권태감과 회의감, 무력감은 발발한다.





최근의 나는 반복되는 일상이 얼마나 내게 감사한 것인지 알면서도 교만하게도 지겨운 감정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해되지 않는 새로운 매뉴얼을 바라보다 문득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 배웠기에 마음 졸인 채 일해야 하고, 매일 사건 사고들이 발생할 것이며, 또 스트레스 받을게 분명한 업무의 개발을 수행해야 할 나의 운명을 피하고 싶어졌다. 도망자의 비겁한 마음이 샘솟은 것이다.


주말에 한바탕 열심히 이사준비도 하고 대학교 공부도 하고 나서, 출근하기 전 운동도 다녀왔다. 지난주까지는 매일이 힘겨웠기 때문에 그래서 오늘부터는 괜찮은 하루일 테였다.


그런데 기대감과는 다르게 업무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쳇바퀴처럼 굴러갈 앞으로의 하루 하루들이 지겨워졌다. 처리 버튼 하나에 마음 졸여야 하는 삶에 회의감이 몰려왔다. 아무리 봐도 이해되지 않는 매뉴얼에 무력감이 느껴졌다.





분명 주말에 말씀을 듣고 힘을 얻은 차였다. 우리는 하나님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믿기 때문에 주님의 인도하심에 순종하며 항상 기뻐할 수 있고, 항상 기도해야 하며, 고난이나 고통까지도 은혜의 과정으로 생각하고 감사해야 한다.


미래를 향한 확실한 계획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바라야 한다고 다짐하는데도 회사에 앉으니 참 쉽지 않았다. 다시 한 번 인간이 얼마나 연약하고 불완전한 존재인지 깨닫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예고 없이 우울감이 몰려온 것을 보니 내가 많이 지쳐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픈 사람이 마음 약한 소리를 자주 내뱉듯이 나는 지금 지쳐있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만큼은 공부해야 하는 매뉴얼을 꺼버렸다. 업무도 올 테면 오라지 싶은 심정으로 멈추었다. 하루 정도는 쉬엄쉬엄 일해도 된다. 너무 나 자신을 몰아붙이지 말아야 한다. 몰아붙이면 붙일수록, 완벽을 추구할수록 내 미래의 확실한 계획에 매달리게 된다.






나의 하루가 기쁨의 하루가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일이든지 기쁨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확고부동한 믿음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업무처리를 잘할 것이라 자신을 믿는 사람은 쉴 새 없이 불안해하지 않으며 일이 닥쳤을 때 차분한 마음으로 하나씩 해결해 나가지 않는가.


결국 믿음을 가진 사람은 여유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당장의 처리와 결과, 계획에 목을 매지 말고 느긋하고 차분한 마음을 가져보도록 노력해야 한다. 내가 조급할 때 걱정과 근심은 몰려오고, 조급함에 지쳤을 때 권태감, 회의감, 무력감이 찾아온다.


그래서 오늘은 쉬엄쉬엄 일해보려 한다. 회사 가는 날에도 휴일이 필요한 법이니까. 주말과 연차로 충족되지 않는 날이 있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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