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놓치지 않을 거예요

비건 친구 생활백서 | EP14. 독일의 작은 한국, 프랑크푸르트

by 채루에 Ruhe

앞서 말했듯 비나는 KPOP부터 시작해서 K-Drama 등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 마침 프랑크푸르트는 독일에서 제일 한인사회가 크다고 할 수 있는 도시인데, 그 덕분에 한국 스타일의 카페나 식당뿐만 아니라 큰 한인슈퍼도 있다. 해외살이를 하다 보면 가장 그리운 건 가족과 친구, 그다음은 음식인데, 핀란드에서 교환학생할 때만 해도 한국은 아직 그닥 잘 알려지지 않아 중국 식재료로 가득한 아시아마트에서 겨우 구한 김치도 눈치 보며 먹었던 그때를 잊지 못한다. 그에 반해 프랑크푸르트에는 아시아마트는 물론 한인마트도 여러 개가 있고, 심지어 온라인 배송은 더 다양하다. 게다가 요즘에는 그냥 한식 자체가 트렌디하게 받아들여진 것인지, 독일 카페에서도 김치치즈토스트가 있다던가 타코 집에서 김치마요를 추가할 수 있다던가, 세상이 바뀐 기분이다.


독일의 작은 한국, 프랑크푸르트 삼대장


그중에도 다른 독일 도시에 사는 한국 친구들도 프랑크푸르트에 오면 가는 곳이 몇 군데 있는데, 그중 내 친구들이 제일 많이 가는 곳은 한인 미용실, 중화루, 그리고 Y-mart다.


한인 미용실 비욘드


프랑크푸르트에는 한인 미용실이 여러 곳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시내에 위치한 비욘드는 인기가 많은지 예약을 잡기도 힘들다고 한다. 운이 좋아 한국에 두 번 가는 나는 굳이 여기서 한인 미용실까지 가진 않지만, 단발머리를 고수하거나 하는 친구들을 잘 찾아간다. 머릿결이 달라서 그런가 그냥 한국인 손재주가 좋은 건가 모르겠는데, 다들 확실히 만족도는 한인 미용실에 비할 곳이 없다고 한다. 다만 가격은 마치 한국의 강남 샵과 같달까. 특히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커트 그 이상을 하려면 가격이 꽤 부담스러운 편이다.


진짜 중식 말고, 짜장면 짬뽕 탕수육


중화루는 내가 독일에 오고 2년 정도 뒤에 연 한국식 중화요리 식당인데, 짜장면과 탕수육이 솔직히 한국에서도 맛있다고 할 정도로 괜찮다. 해외에 살다 보면 그냥 김치찌개나 매운 음식만 당기는 게 아니라, 이런 종종 먹던 음식도 너무 그리운 날들이 있는데, 그래서인지 다른 도시에서 온 한국 친구들은 종종 중화루를 가자고 한다.

한국 드라마를 많이 접한 비나도 몇 번 궁금해했지만, 중화루 메뉴를 아무리 살펴봐도 채식은 있을지언정 비건메뉴는 없어 아쉽다. 위치가 아는 사람만 갈 수 있는 곳이라 그런지, 딱히 독일인들이나 외국인들을 배려한 채식/비건/할랄의 메뉴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아쉽지만 비나랑 가볼 수는 없었다. 중화루 사장님이 어느 날엔가 보신다면 비건 메뉴도 몇 개 넣어주시면 너무 좋겠다.


E마트가 그립다면 Y마트로


마지막으로, 사실 내가 자주 애용하는 곳은 Y-mart다. 몇 년 전 혜성처럼 나타난 프랑크푸르트 한인마트 계의 신인스타랄까. 깔끔하고 한국 소형 마트가 떠오르는 인테리어에, 한국식 베이커리나 직접 만든 반찬, 김밥 등 코너로 인기가 많아지더니 시내에도 매장이 생겼다. 비나랑 나의 집에서 그닥 멀지 않은 곳에 시내 매장이 있는 덕분에 우리는 종종 같이 가서 구경하고, 장도 본다.



처음에는 비건 메뉴가 따로 표기도 되어있지 않았고, 김밥도 한 종류만 비건이고 했는데, 작년에는 비건 마크 표기도 되어있는 걸 확인했다. 특히 Y마트 자체 조리제품을 제외하고도 비비고나 큰 브랜드에서는 비건과 베지테리언 마크를 확실히 사용하는 등 굳이 함유된 재료들을 하나하나 읽어보지 않아도 되게 해서 편했다. 아닌 경우에는 뒤에 쓰인 재료들을 모두 읽어봐야 하고, 그마저도 동물성인지 식물성인지 알 수 없는 첨가물들도 많아 애매모호했다. 집에서 직접 떡볶이나 잡채도 해 먹을 만큼 K푸드를 좋아하는 비나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했던 마음은, 괜시리 비건 마킹을 하지 않는 브랜드들에게 불만으로 돌아갔다. 식품생명공학을 공부하는 동생에게 취업하거든 수출용 비건 좀 만들라고 괜히 요청도 했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유행인 말차 열풍으로 우리도 말차라떼를 전문으로 하는 카페를 자주 찾아다니는데, 그러면서 비나가 또 사랑에 빠진 건 흑임자라떼. 근데 말차라떼랑 달리 흑임자 라떼는 비건으로 제공하는 곳이 많지 않은데, Y마트 카페코너에서는 흑임자 라떼도 비건이라고 하고 판매한다며 좋아했다.


사실 이 외에도 빙수를 파는 교방도 비건을 위한 빙수 메뉴들이 넉넉히 준비되어 있는가 하면, 한국인이 하는 게 아닐까 싶은 offonoff는 베이커리류가 비건이 하나도 없는 아쉬움이 있다. 오히려 한국인이 하지 않지만 한국의 컨셉을 가졌거나 한국적인 메뉴들을 가진 카페들에선 비건이나 베지테리언 메뉴가 꽤 있어, 그리로 가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있곤 하다.



해외에 사는 한국인이라면 다들 느낄 점점 높아지는 한국 문화의 인기에, 사실 아닌 척해도 뿌듯하고 고마운 마음들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물론 내가 아는 K-POP은 여전히 god, 빅뱅, 샤이니, 다비치 같은 시절에 머물러 있지만 그래도 한국 음식만큼은 누구 못지않게 진심이다. 그런 내가 옆에 있는데, 비나가 궁금해만 하는 한국음식들이 남아있는 게 아쉬운 마음이다. K푸드를 사랑하는 세계인 친구들이 많아지는 만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모던한 K푸드가 보편화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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