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퇴사자는 떠났고, 일은 남았다.

<非 회사원은 처음이에요 5화.>

by 비타민들레

…Rrrrrr


모든 관계의 첫 단추는 인사라고 할 수 있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네이버웹툰 김현주라 고합니다.

ㅇㅇ社 ㅇㅇㅇ 대표님이실까요?”


최대한 밝게 웃으면서 인사를 건네면

돌아오는 대답은


“... 하 왜 이제 연락을 주시는 거예요.”


중년 남성의 짜증과 한숨 섞인 목소리이다.


“네 너무 죄송합니다. 혹시 잠시 통화는 괜찮으세요?”


그러면 난, 아무렇지도 않게 우선 사과부터 한다.


이어, 통화가 가능한지 물어보고

앞서 퇴사한 담당자와 어디까지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되었는지

히스토리 파악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한다.


‘안녕하세요’로 시작하는 것만 인사인 줄 알았는데

회사생활을 하며 ‘죄송합니다’로 시작해,

‘죄송합니다’로 끝나는 인사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네이버 내 자리 (2018)


일을 하며 우리는크고 작은 갈등 상황들을 해결해야 한다.

크게는 회사와 회사 혹은 부서와 부서. 그보다 더 작은 범위로는 개인과 개인.


사람을 대상으로 한느 콘텐츠 업계의 특성상

당사자들간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의 스킬에 따라 그 결과는 천차만별로 나뉜다.


새로운 부서로 이동한 시점은

네이버웹툰에 입사한 지 11개월차가 지나서였다.


3개월 전 퇴사한 前담당자의 인수인계시트는 간소했다.

몇 개 안되는 폴더에 몇 개 안되는 파일들만 남아있었다.


업무 공백으로 홀드 되어 있던 일들을 처리하며

팀장님이 임시 담당자로 대응하던 주요 건들이 추가되고

타 유관부서로 왔던 연락들까지 모두 합치면

정말 많은 일들이 내 눈앞에 있었다.


그래서 옆팀, 앞팀, 다른 실 유관부서, 법무팀, 재무팀 등

업무와 유관한 사람들을 일일이 찾고, 메신저와 자리로 인사하고 찾아가며

어떻게 된 건지 좀 아는 내용 전부 말해달라, 도와주세요라고 SOS를 쳤다.


김현주는 이때 정말 큰 도움을 많이 받았다.


급한 마음에 자리로 찾아가서 상황을 말하면

동료들은 곧장 모니터로 시선을 옮겨

함께 메일과 문서를 검색해 보고, 기록을 찾아줬다.


“현주 님, 이것도 도움이 되실까 하여 공유드려요!”

하며, 본인이 생각나는 부가 정보들까지 따로 챙겨주기도 했다.


‘이 은혜는 잊지 않으리’


하는 마음이 절로 들며

말로 다 하지 못할 감사함이 샘솟았다.


그렇게, 흩어진 업무의 퍼즐 조각들을

하나하나 모아 나가며


커뮤니케이션이 홀드 되어 있던

파트너사들한테 전화/메일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


파트너에게 연락을 걸었을 때, 대개 두 가지 패턴이 있었다.

많지 않다.

정말 딱 두 가지이다.


1) 이제 연락 줘서 뭣 하냐, 이미 배는 가버렸다

2) 아이고 드디어 (연락) 주셨군요! 기다렸습니다.


1번 리액션의 파트너사의 반응,

그들 역시 얼마나 속상했을까 싶다.


소통하던 담당자의 퇴사로 인해 프로젝트의 진행이 더디고

연락을 기다려야만 했으니

그들 역시 주변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말을 들었겠는가.


‘하지만… 저기요. 저 역시 피차일반인데

좀 봐주시면 안 될까요?’


마음의 소리가 울컥 올라온다.


나 또한, 홀드 되어 있던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맘 속으로 선처를 구해본다.


‘진짜 울고 싶은 건, 저예요’

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기 직전이었지만

잘 참아서 지금까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그리고

2번 유형의 파트너 분들.


신기했다.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을 텐데, 응답이 대조적이다.


“네네, 그럼 이제부터 다시 논의 진행해 볼 수 있는 걸까요?”


지난날이 아닌, 앞으로 양사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제라도 또 논의 시작하면 되죠, 계속 잘 부탁드립니다.”


너그러운 양해와, 정중한 인사말을 건네준다.


“어디까지 논의가 되었었냐 하면, 이렇고 저렇고 여기까지요”


필요한 정보와 히스토리 공유를, 디테일하게 알려준다.


정말 고마웠다.


회사원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ddong을 왜 하필 내가 치워야 하냐'는 심정이었다.


욕먹을 각오 하고 회의실에 들어가

심호흡을 하며 수화기 전화번호를 누른 내 심정을 알아봐 준 걸까?


2번 파트너사의 반응은 마치

요즘 같이 추운 날씨의 배고픈 방랑자에게

따뜻한 어묵국물과 호떡과도 같은 녹아내림을 선사해 주었다.


알아차리기 시작한 것도 이때쯤이다.


같은 상황에서도, 응답이 대조적인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


대체 무엇이

난처하고 예민한 상황에서

누군가는 배가 지나갔다 할 때

다른 누군가는 같이 또 잘해보자라고 말하게 한 것일까?


알겠다,

이런 차이를 만들어 내는 건 결국 사람이라는 것을.


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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