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기록되지 않는 30대, 아깝잖아!

<非회사원은, 처음이에요. 7화.>

by 비타민들레

던던 땐스 던던 때앤스 던던 댄스~ ♬♪

저(쓰트) 대에에앤스 저~스 대애엔스

유성이 비↘처럼 쏟아지는 하↗루

그 아래 너와 함께 춤추고 싶어


- <던던대스> by 오마이걸 노래 가사 중


2021년 5월

걸그룹 오마이걸은 던던댄스를 발매했다


청바지와 나시를 입고 시원한 고음을 내지르는 무대는 멋졌고

노래와 멜로디의 흥, 한 쪽 손을 들어 상체를 좌우로 흔들며 추는 전신 댄스의 퍼포먼스는

그야말로 ‘최고다’ 라는 말로 부족할만큼 김현주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31살의 김현주는 회사원 7년차를 보내고 있었다.


-


20대 초반,

초등학생 때부터 연락을 이어오던 선생님 댁에 하룻밤 머문 적이 있다.


그때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현주야, 선생님이 살아보니까 32살 33살 이 때가 정말 사람이 예쁜 것 같아.

20대보다 30대가 훨씬 더 여유있고, 미모의 전성기는 딱 이 때야”


당시엔 별 감흥이 없었다.


그냥 ‘아 정말요? 그런가…!’ 하는 리액션만 했었는데


지금 내가 35살이 되어보니,

선생님의 그 말이 실로 얼마나 중대한 말이었는가를 실감한다.


에세이를 쓰며 지난 사진들을 보니

30대 초반의 나는 뭔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활력과

포동포동한 건강함이 묻어 있어 지금과 다르긴 한 것 같으니까.


-


오마이걸을 좋아하는 동시에

나는 그들을 부러워 견딜수가 없었다.


아름답고 프로페셔널하며 사랑스러운 아티스트의 모습,

응원해주는 많은 팬들,

영원히 재생 될 화려한 무대, 그리고 일상.


내 마음과 같은 댓글이,

유튜브 베댓이 되어 있었다.


- 3분을 위해 무대 밖에서 얼마나 피땀눈물을 흘렸을까, 한편으론 부럽다.

이 예쁜 시기를 누군가 담아주고 기록해주고 기억하는 게 가능해서.


나도 '미모의 전성기'인 30대 초반에 있는데

정작 난 내 젊음을 기록해주는 이가 한 명도 없다니.


그래서 결심했다.

내가 나를 더 많이 찍어주고 기록해주기로!


남이 나를 찍어주지 않으니,

나라도 내 젊음의 소중한 이 순간들을 담아주기로.


2021년 오마이걸은 던던댄스, 난 재택근무


그리고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채널명은 비타민들레.


그렇게 판교 회사원 브이로그 유튜버로서의 부캐를 시작했고

회사 밖에서도, 내가 하는 일이 생겼다.



-



당시 내 일상은 평범한 회사원이었지만

코로나 시국을 겪으면서도 유쾌한 동료들과 함께했고

일도 매 순간 새롭고, 다이나믹한 것들이 많았다.


그래서 무작정 카메라를 켰다.


아침에 크로아상이랑 커피 먹는 장면,

막국수 점심,

팀원들과 팔씨름 대결,

라면 끓이기 비법,

담당 프로젝트의 리뷰, 굿즈 후기 등



다양한 걸 찍어댔고

출퇴근 시간을 이용하여 핸드폰으로 편집했다.


‘회사 일’ 말고도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나’


뿌듯했다.


내가 카메라로 찍은 나를 바라본다는 건

굉장한 쑥스러움을 마주하는 일이기도 했다.


생각한 것보다 넙적한 얼굴과 걸걸한 목소리가

콤플렉스를 자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창피함과 어색함은 잠시

내가 모르는 누군가, 내 영상 콘텐츠를 봐주고 좋아요를 눌러주었다.


회사 밖에서 새로운 연결이 일어나는 느낌이 좋았다.

얼굴 모르는 이들과 코멘트를 나누며 소통을 한다는 게 정말 신기하고 재밌었다.


‘저 유튜브 시작했어요!’ 라는 말은

별다를 것 없는 일상 속 대화 중, 나의 새로운 ‘근황’이 되었고

내가 ‘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상기시킨 계기가 되었다.


주변에선 점점 ‘비타민들레’라는 말이 모두 익숙해졌고

이로부터 4-5년 쯤 흘렀을까,


‘스튜디오 비타민들레’로 사업자등록증을 내게 되었다.



-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유느님과 이적님이 말하지 않았는가.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다고 될 수 있다고

그대 믿는다면


마음먹은 대로 (내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그대 생각한 대로)


도전은 무한히 인생은 영원히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노래 <말하는 대로> 中



-


나 역시, 말하는 대로 되었다.


대단한 크리에이터가 되지는 않았지만

어떤 업적이나 성과를 남기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내가 끌리는 할 수 있는 것부터 우선 해보자. 그러면 또다른 길이 생긴다.“


나는 말하는 대로 되고 있다.


나는 ‘말하는 대로’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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