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예언들, 그리고 3000년 전의 지식인 집단
주역 에세이
《마법 천자문》의 한자들처럼, 고대 중국에도 모종의 메시지들이 흩어져 있었다. 그곳은 궁중의 창고 한구석일 수도, 전쟁 후의 야산 또는 들판일 수도 있다. 메시지들은 돌조각에, 또는 나무 조각에 새겨진 채 버려져 방치돼 있었다.
메시지들은 다양한 사건의 기록, 예언을 담고 있었으니, 한 글자로 이뤄진 한자보다 복잡했다.
.. 문밖으로 나가 사람을 모은다.
.. 수레바퀴의 살이 엇나갔다, 싸움이 벌어진다.
.. 싸우는 건 좋지만, 이기지 못하면 큰 낭패다.
.. 달이 보름에 가깝다, 홀로 나아가도 탈이 없다.
.. 늙은 버드나무에 꽃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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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일까, 예언일까. 3000~4000년 전에 실제로 존재했고 그 후로도 오랫동안 ‘영향력’을 발휘했던 메시지들이다. 전쟁을 겪고, 세월에 시달리면서 궁 어딘가에 모셔졌던 메시지들이 이곳저곳에 흩어졌다.
나중, 주역의 편집자들은 그 메시지들을 하나하나 모으고 정리했다.
모두 몇 개나 됐을까. 수도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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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수많은 메시지 중에서 300~400개의 인상적인 사건과 사고와 예언의 기록이 살아남아, 주역의 데이터를 구성했다. 처음엔 무질서한 기록들이었을 것이다.
그러다 비슷한 내용의 메시지를 주제별로 묶고, 이후 어떤 지식인 집단이 창안했을 음양, 8괘, 64괘의 분류 방식을 채택하면서 주역은 강고한 체계를 얻는다. 이어 공자의 제자들이 64개의 기호와 단순한 사건, 사고 메시지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한다.
주역 탄생의 히스토리는 이렇게 바로잡혀야 한다.
.. 무질서한 점의 기록 → 1차 분류(현실 적합성) → 음양·8괘·64괘 착안 → 2차 분류(괘사·효사) → 10개의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