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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 담담하게 Nov 28. 2024

1.홋카이도 겨울 비에이, 눈과 열차

겨울 안개와 눈보라 사이로 

어느 겨울, 비에이를 여행할 때, 차에서 내려 내가 온 길과 앞으로 가야 할 길을 보았다. 바람도 없는데, 눈은 내렸다가 다시 그쳤다가, 그렇게 환영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져 갔다. 오래전에 남다른 감성을 가졌던 그녀도 비에이와 후라노의 어느 길에서 보았던 풍경을 그렇게 말했었다.

"눈보라가 몰아치면.. 그 순간은 앞이 안 보이게 되고, 다시 눈이 그치면 길이 보이는데.. 사는 것도 그런 것 같아요.. 보이지 않다가 다시 뭔가 보이게 되고..." 그때에 나는 그녀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녀가 내게 했던 그 말의 의미를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어스름한 겨울 안개가 쌓인 들판을 달리다가, 그 안개 사이로 사라지는 그리고 눈이 쏟아지던 날, 비바우역에 도착했던 보통열차의 풍경이 잊히지 않고 있다. 비에이의 그 유명한 나무들보다... 내게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던 여행의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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