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웃음소리
내가 아주 좋아하는 여배우, 캐서린 모리스가 나오는 미드 콜드케이스(2003-2010)
그 시즌 4의 제23화던가, 그 에피소드에 출연한 남자 배우가 죽어가면서 사랑하는 여자에게 과소 평가된 목록들을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가 말한 과소 평가된 목록들은...
"얼음물.... 텔레비전 리모컨.... 그리고 다음이... 당신의 웃음소리"..
당신의 웃음소리는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거라고... 그 장면이 늘 남아 있다. 실상 우리가 살아가면서 잊지 못하고 마음속에 남겨져 있는 것들은 의외로 사소한 것들이 많다. 나도 마찬가지...
이제는 파편이 된 기억들을 더듬어 보면, 레몬료션의 향기, 샤넬 향수, 푸른색 셔츠, 몇 장의 편지, 그런 것들이 남아 있고, 콜드케이스의 대사처럼 웃음소리도 그때에는 몰랐지만 세월이 지나서는 의외로 남아 있다. 어떤 이는 참 허접한 것들만 남아 있다고 하지만...
왜 웃음소리가 기억 속에 남아 있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딱히 명쾌한 답을 내놓지는 못하고 그냥 한 마디 해주었다.
"웃음소리, 의미가 있겠지. 행복했던 날을 상징하는 것일 수도 있고 이해될 만도 한데 뭐 있잖아. 이문세의 노래 그녀의 웃음소리뿐에서도 그러잖아. 그날은 지나가고 아무 기억도 없이. 그저 그대의 웃음소리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