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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그녀의 사랑이야기

단 한 번의 삶, 그와 함께 행복하기 위해서

by 늘 담담하게

아주 오랜만에 친구, 너무 반가워서 정신없이 수다를 떨었는데, 그 친구가 그녀에게 물었습니다.


"니 남편은 어떤 사람이야? 너무 궁금하다. 어떤 사람이길래, 결혼에 대해서 늘 시큰둥하던 네가 선뜻 결혼을 한 거야?"


익숙한 질문이길래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그냥 좋은 사람이야, 이런 사람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 같아서, 그래서 같이 살아보기로 결심한 거지..."


"그 정도로 괜찮은 사람이었어?"


"응..."


문득 그녀가 결혼을 결심하기 전에, 언니의 책장에 있던 시집에서 읽은 시가 생각났습니다.


그를 만났습니다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치더라도
반갑게 차 한잔 할 수 있는
그를 만났습니다

방금 만나고 돌아오더라도
며칠을 못 본 것 같이 허전한
그를 만났습니다

내가 아프고 괴로울 때면
가만히 다가와 내 어깨를 토닥여 주는
그를 만났습니다

바람이 불고 낙엽이 떨어지는 날이면
문득 전화를 걸고 싶어지는
그를 만났습니다

어디 먼 곳에 가더라도
한 통의 엽서를 보내고 싶어지는
그를 만났습니다

이 땅 위에 함께 숨 쉬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마냥 행복한
그를 만났습니다.


그 시를 그대로 일기장에 옮겨 쓰고 나서 그녀는 이렇게 썼습니다.


"이 모든 이유 때문에 그와 함께 하기로 결심합니다. 단 한 번의 삶, 그와 함께 행복하기 위해서, 그와 같이 살겠습니다."


갑자기 그가 보고 싶어 집니다. 여전한 그 친구의 수다를 들으며 그녀는 커피 한 모금 마시고 그를 떠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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