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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소야 본선 여행기(8) -노샷푸 미사키, 하얀 길

머나먼 북쪽의 풍경

by 늘 담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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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카나이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곳이 노샷푸미사키野寒布岬이다. 노샷푸미사키는 왓카나이에서는 북서쪽에 위치한 돌출된 곶이다. 왓카나이역을 기준으로 해서 노샷푸미사키는 왼편에 있고, 소야미사키는 오른편에 위치해 있어서 이곳을 버스로 돌아보기에는 시간상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관광버스 혹은 렌트를 해서 돌아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 노샷푸미사키와 비슷한 발음인 네무로의 納沙布岬(노샷푸미사키) 가 있는데, 한자 표기가 틀리지만 어원이 곶이 턱처럼 튀어나오는 곳, 파도가 부서지는 곳이라는 아이누어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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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샷푸미사키에 있는 한류수족관과 왓카나이 등대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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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등대가 세워진 것은 1900년. 소야미사키의 등대처럼 사할린을 마주 보고 있는 라페루즈 해협의 항로를 지키는 등대이다. 등대의 높이는 43m로 홋카이도에서 가장 높은 등대이다. 여기서부터 남쪽으로 뻗어나가는 서쪽 해안선은 리시리 레분 사로베쓰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고, 리시리섬을 볼 수 있어서 일본의 등대 50선에 선정되어 있다.


처음 등대는 이곳에서 남쪽으로 900m 정도 떨어진 지역에 있었으나 1966년에 미군기지의 확장으로 현재의 위치에 두 번째의 등대가 설치되었다. 원래 있던 등대가 구릉지에 있었기에 그 등대와의 높이를 맞추기 위해 43m로 세웠다. 눈으로 확인하기 쉽게 붉은색과 흰색 줄무늬가 칠해져 있다.


이 등대는 1957년 영화 喜びも悲しみも幾歳月(기쁨도 슬픔도 수세월)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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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시타 케이스케가 감독한 이 영화는 태평양 전쟁을 전후로 해서 25년 동안 일본 각지의 등대를 전전한 등대지기 부부의 이야기이다. 1956년 후쿠시마현 시오야사키 등대장이었던 이자와, 키요 부부의 수기를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일본 각지의 등대를 촬영장소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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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는 맑은 날이면 바다 건너 리시리섬의 리시리산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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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자위대의 레이더 기지가 보인다. 현재 이곳은 육해공 자위대의 기지가 있으면 저곳이 바로 옛 노샷푸미사키 등대가 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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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샷푸미사키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돌고래 기념비, 돌고래가 이 라페루주 해협을 통과했다는 옛날이야기에 근거해서 만들어졌다.


자세히 보면 돌고래의 입 부분 가까이에 시계가 있고, 석양이 질 때, 이 돌고래와 석양이 맞닿아 마치 키스를 하는 것 같다면서 사진 촬영을 하는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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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샷푸미사키의 석양에 대해 일본 여행 사이트에서는 높은 점수를 매기는데, 이곳과 함께 남서쪽으로 8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유히가오카 주차장과 코-호네노이에가 3대 석양장소로 꼽힌다.


노샷푸미사키에서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본 바다가 어떤 곳들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생각했다.

서해, 동해, 남해, 제주도 남쪽 바다.. 일본의 남쪽 규슈의 시마바라 반도의 바다, 후쿠오카의 바다. 남태평양, 일본의 동쪽 태평양, 일본의 서쪽(우리나라 동해) 바다, 그리고 오호츠크해... 당시에는 대서양이나 인도양은 아직 가보지 못한 때였다. 지금까지 내가 보아온 바다 중에서 괜찮은 바다풍경을 말하라고 한다면 바로 남태평양과 이 오호츠크해를 이야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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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에 홋카이도를 여행하다 보면 이렇게 오토바이로 여행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이들을 위한 숙소도 곳곳에 있고.. 솔직히 그들이 부러웠다. 오토바이를 타고 홋카이도 전역을 누빈다는 게.... 배를 타고 건너가야 하는 리시리와 레분섬에서도 저 오토바이 여행족들을 보았으니까.. 홋카이도 곳곳 그들의 발길이 안 닿은 곳이 없다.


일본 최북단의 도시, 왓카나이는 홋카이도의 여러 소도시들 중에서 한적하고, 소박한 풍경이 더 매력적인 곳이다. 삿포로에서 워낙 먼 곳이라서, 가기도 쉽지 않지만, 이곳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려면 자동차로 돌아봐야 한다. 이제 소야 본선 여행기에서 소개하는 마지막 여행 스폿은 왓카나이 부근에 있는 하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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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란 하늘아래, 바다로 이어지는 '하얀 길'. 이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는 곳은 홋카이도 북쪽, 왓카나이의 무네타니곶 근처에 있는 '무네타니 구릉이다. 강한 바람을 이용한 일본 최대의 윈드팜이 펼쳐져 구릉의 선명한 녹색과 푸른 하늘, 거대한 하얀 풍차와의 아름다운 대비를 즐길 수 있다. 이 길이 하얀 것은 부순 가리비 조개껍질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주변부의 푸른 초지와 하얀 길이 대비되어 멋진 풍경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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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렇게 하얀길을 마지막으로 아사히키와에서 왓카나이로 이어지는 소야 본선의 여행기가 끝이 났다.

다음 철도 여행 주제는 소야본선을 통한 일본 최북단역인 왓카나이역을 이야기했으므로 일본 최동단역이 있는 하나사키선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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