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세상과 처음 소통을 시작하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바로 옹알이를 할 때입니다. 아무런 형식도 규칙도 없이, 그저 마음에서 터져 나오는 소리들. ‘응애’에서 시작해 ‘아-바-마’로 이어지는 소리들은 처음에는 아무 의미도, 아무 의도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세상을 향한 순수한 탐구와 표현의 열망이 담겨 있습니다. 나는 시를 쓰기 시작할 때의 마음이 바로 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시작은 늘 서툴고 불완전합니다. 단어와 문장이 아직 어색한 리듬 속에서 엉켜 있을 때도 있고, 내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조차 알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시의 시작이 아닐까요? 아기가 옹알이를 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익히듯, 시인도 단어와 감정을 더듬으며 자신의 언어를 찾아갑니다.
처음 펜을 쥐고 종이에 무언가를 적어 내려 갔을 때를 떠올립니다. 어설픈 필체, 두서없는 문장들. 남이 보기엔 마치 아기의 옹알이처럼 무의미하게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나만의 세계가 있었습니다. 아직 제대로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나를 표현하려는 뜨거운 마음이 있었습니다. 중요한 건 완벽한 문장이나 세련된 표현이 아니었습니다. 중요한 건 내가 내 마음을 꺼내어 세상과 연결되고자 했던 그 순수한 열망이었습니다.
옹알이는 그 자체로 아름답습니다. 아이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세상과의 연결을 배우고, 부모는 그 소리를 들으며 아이의 마음을 느끼려 합니다. 시를 쓰는 일도 그렇습니다. 단어가 흐트러지고, 문장이 어설퍼도 그 안에 진심이 담겨 있다면, 그것은 이미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됩니다.
어느새 나는 옹알이를 넘어 말을 배우고, 더 나아가 글을 쓰고 시를 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그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의미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그저 내가 느끼는 것을 단순히 표현하는 시간. 아이가 옹알이를 멈추지 않듯, 나도 시를 쓰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겁니다. 그 순수한 시작의 마음을 기억하며, 오늘도 한 줄을 써 내려갑니다.
마치 아기가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는 기쁨으로 옹알이를 하듯, 나는 내 마음의 진실을 드러내는 기쁨으로 시를 씁니다. 그렇게 한 줄, 한 줄이 모여 내 언어가 되고, 내 이야기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