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과 방 체크도 다 끝마치고 우리는 도톤보리 호텔에서 1박을 하기로 했다. 잠만 잘 수 있는 작은 호텔로 캐리어 두 개를 놓으니 방이 꽉 찬 것 같았다.
우리는 짐만 정리하고 바로 밖으로 나왔다. 도톤보리는 슬슬 코로나의 영향이 없어지려고 하여 마스크 쓴 사람들도 적어지는 것 같았다. 이미 가게 인원제한이나 영업시간제한도 없어져 늦게까지도 북적거렸다.
우리는 근처 오코노미야끼집에서 간단히 식사를 했다. 밖으로 나와 미도스지 도로 쪽으로 걸어 나오니 거리를 따라서 일루미네이션이 펼쳐져 있었다.
가로수 나무 하나하나에 아름답게 일루미네이션이 장식되어 있었고, 나무에 후원해 주는 사람들의 코멘트도 적혀있었다. B는 자기가 응원하는 한국 아이돌 이름을 적어놓은 코멘트를 발견하고 웃었다.
우리는 일루미네이션을 보며 한동안 산책을 하고 돈키호테에 들러 마지막 쇼핑을 했다.
내가 좋아하는 곤약젤리와 키나코 과자, 그리고 B가 가지고 가고 싶다는 일본 조미료와 인스턴트 된장국들. 안 그래도 많은 짐 때문에 그 이상은 가방에 들어갈 곳이 없었다. 다음날 공항으로 가야 하는데 나는 심장이 너무 두근거려 새벽까지 잠들지 못했다.
긴장되고, 걱정되었다. 앞으로 잘해 나갈 수 있을까.
다음날 우리는 짐을 역에 있는 보관소에 맡기고 오전에 B가 가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고양이카페에 들르기로 했다. 조그마한 카페에 십여 마리의 고양이들이 한가롭게 햇볕을 맞으며 잠자고 있거나 사람들의 무릎 위에서 기지개를 켜면서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우리 집에도 키우는 고양이가 한 마리 있거든.”
“응, 빨리 만나고 싶다. 금방 친해질 수 있을까?”
“츄르 주면서 자주 쓰다듬어주면 금방 친해질 수 있을 거야.”
“그래서 지금 쓰다듬는 연습하는 중이야!”
비행기 탑승시간까지 많이 남지 않아서 고양이 카페에서는 한 시간밖에 있을 수 없었다.
카페에서 나와 서둘러 공항버스 타는 곳으로 이동하니 B의 어머니와 외할머니가 이미 터미널에 와 계셨다.
B를 마지막으로 배웅해 주시기 위해 먼 곳에서 와 주신 것이었다. 우리는 다 같이 서둘러 버스티켓을 사서 칸사이 공항까지 가는 공항버스를 탔다.
약 한 시간 반에 걸쳐 공항에 도착하고 수속까지 끝마치니 비행기탑승까지 한 시간 반이나 남았다.
나는 차를 사러 잠깐 자리를 떴고 B와 어머니 그리고 외할머니 셋이서 이야기할 자리를 만들어주었다. 자판기에서 차를 뽑아서 자리로 돌아오니 외할머니가 걱정에 찬 표정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어머니는 웃으며 B를 다독이고 있었다. B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나는 대화가 끝날 때까지 거리를 두고 조용히 자리만 지키고 있었다.
어머니와 외할머니는 번갈아가며 B와 포옹을 하고 예쁘게 장식된 봉투를 B에게 건네주었다. B의 눈은 조금 부어있었다.
어느덧 비행기 탑승시간이 되어 우리는 탑승구로 이동을 했다. B의 어머니는 우리 모습이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셨다.
A군과 B양이 이혼하기까지 앞으로 , 1년 10개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