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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병원 회사의 기록 13

너무나 추웠던 겨울, 그때의 사무실

by 또바기 Feb 25. 2025

집을 구할 때 사람들은 옥상과 지하를 대부분 구하지 않으려 한다.

왜? 구하지 않으려고 할까?

두 군모두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너무 덥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 곰팡이 등 살다 보면 지층에 사는 것과는  다른 문제점들이 발생될 수도 있다


출근을 해서 사무실로 갔을 때 지하의 쾌쾌함과 불쾌한 공기를 잊을 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는 문 앞에서 담배를 우르르 피고, 그 담배냄새를 가지고 사무실로 들어오면 사무실은  지하의 꿉꿉한 것과 담배냄새가 섞여서 더 찝찝한 공기가 되어버렸다.


문제는 한 여름이면 문을 열어나서 조금이나마 환기를 시킬 수가 있었지만 문제는 한겨울이었다.

겨울에는 너무 추워서 환기도 제대로 시킬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었지만, 그래도 공기에 대한건 그나마 버틸 수가 있었다.


그것보다 더 심한 건 냉방과 난방이었다.


회사에 입사를 했을 때는 봄이었다.

그러나 봄햇살과 따뜻함이 지하에는 닿지 못했다. 사무실보다 밖에 서있는 게 더 따뜻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가끔 사무실이 조금 추우면 밖에 나가서 잠시 햇볕을 쐬다 들어오곤 했다.

여름이 다가 올 무렵 에어컨 설치를 하였다.

다가 올 무렵인지 여름이 와서 설치를 했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 어쨌든 에어컨을 설치하였다.

문 바로 앞에.....


보통 회사는 효율적인 면을 추구하기 때문에 에어컨을 사려고 하면 냉. 난방이 동시에 되는 걸 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표는 효율적인 걸 추구하는 사람이 아니라 무조건 싼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견적을 받고 진행을 하다 보니, 냉. 난방이 되는 건 비싸서 지금 당장 닥친 여름을 견뎌보고자 냉방만 되는 에어컨을 구매를 하였다.

에어컨을 한쪽에만 설치해서 에어컨의 앞쪽은 시원했지만 에어컨설치 하고는 먼 쪽은 에어컨 바람이 닿지 않았다. 50평이나 되는 사무실에 에어컨 1개만 설치했으니 당연한 결과겠지만 말이다.


그래,

그래도 여름에는 에어컨을 설치해 줘서 그나마 바깥의 뜨거운 열기보다는 시원하게 지낼 수가 있었다.


문제는 겨울에 닥쳐왔다.

겨울이 돼서야 대표는 말을 했다.

"그때, 냉. 난방되는 걸로 살걸 그랬나 봐"


나는 조그마한 미니 2단 전기난로를 옆에 두고 지니 씨는 선풍기 모양의 전기난로를 옆에 두고 일을 해야만 했다. 한 겨울의 지하는 너무나 추웠다. 손이 항상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그리고, 사무실에서 입는 점퍼를 필수적으로 한 개씩 두고 다니면서 일을 했다.


그런데 대표는 그런 걸 보면서 난방 관련 된 이야기는 일절 하지 않았다.

왜냐면 이동식으로 된 3단짜리 큰 난로를 본인 뒤에만 놓고 일을 하니 앉아서 일을 할 때는 추울 일이 없었던 것이다. 그 이후 두 번째 다가온 겨울에는 그 난방을 가운데에 놓고 쓰긴 했지만, 그래도 추위가 사라지지는 않았다.


어느 날 대표남편이 내려와서 3단짜리 난로를 가져다주면서 대표한테 말을 하였다.

"이거 전원 켜니까 따뜻하네"

"한 겨울에는 이걸론 택도 없어, 다른 거 하나 더 사야 될 거 같아"

"춥긴 뭐가 추워 따뜻하구먼"

"네가 롱패딩을 입고 있으니까 모르지"

"그렇게 추우면 올라가서 운동장 뛰고 오면 되지"

"애들이 손이 시리데"

"손가락 구멍 뚫린 장갑 끼고 일하면 되잖아"

"마우스 난로가 있는데 그런 걸 살까?"

"가만히 앉아서 일하니까 춥구나"

이렇게 둘이 이야기하는 걸 듣는 직원들의 마음은 어떨까? 한번 생각해 보면 굳이 입밖으로 내뱉지 않을 말들을 하는 두 사람이었다.


이런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대표를 대표라 부르며 지하의 추위를 견디면서 일을 했다.


겨울 유난히 시리도록 추웠던 겨울은 그렇게 하루씩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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