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잘 풀리지 않는다면
Chet Baker-everything happens to me
*음악을 들으시며 글을 읽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https://youtu.be/XerppQXti5A?si=n5pXODQauADXJ40a
I make a date for golf, and you can bet your life it rains.
내가 골프 약속을 잡는다면, 비가 온다는 데 내기를 해도 될 거예요
I try to give a party, and the guy upstairs complains.
파티를 열려고 하면, 윗 집 남자가 불평을 해 오곤 하죠
I guess I'll go through life, just catching colds and missing trains
아마도 내 삶은 감기에 걸리거나 기차를 놓치는 일들로 가득하겠죠
Everything happens to me.
제겐 별 일이 다 생기네요
I never miss a thing. I've had the measles and the mumps
전 그냥 지나가는 법이 없어요. 홍역도, 볼거리도 걸렸었고요
And every time I play an ace, my partner always trumps.
카드놀이를 할 때면, 항상 상대편이 높은 패를 쥐고 있고
I guess I'm just a fool, who never looks before he jumps.
아마도 저는 뛰어내리고 나서야 얼마나 높은지 확인하는 타입인가 봐요
Everything happens to me.
제겐 별 일이 다 생기네요
다들 살면서 ‘요즘 잘 안 풀리네’라는 말을 한 번씩은 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인생에서 재밌는 포인트는 첫째로 좋은 일이 일어날 때는 한 번에 일어나지만, 둘째로 나쁜 일 또한 한 번에 들이닥치는 기복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우리는 인생이 자기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잘 풀리는 시기를 바라며 사주를 찾아보거나 점집에 가는 등 다른 무언가에 의존을 하곤 한다. 필자 또한 인생에 있어 누군가 의도적으로 내 인생을 방해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잘 안 풀리던 시기가 있었다. 해가 바뀌자마자 열심히 준비하던 시험부터 떨어지는 것을 시작으로 잘 사귀고 있던 이성과도 헤어지고, 인간관계가 재정립된 걸로 모자라 코로나까지 걸렸었다. 내 주변에서 무엇 하나 정상적으로 흘러가지 않았던 암울했던 시기였다.
당시에는 정말 힘들었다. 부모님 얼굴을 마주치는 것이 부끄러워 아침에 일찍 일어나 3km 정도 조깅을 매일 했다. 조깅을 하며 스치는 출근자들이 부러웠으며, 나 자신이 초라해지는 느낌이 너무나도 싫어서 냇가 앞에 앉아 흐르는 물을 바라보며 분이 풀릴 때까지 조용히 울곤 했다. 그리고 그 무렵 처음으로 헬스를 시작했다. 아마 나의 의존의 대상은 운동이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몸이라도 좋아져 보자는 생각에서 공부가 끝나면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영원할 것 같았던 힘들었던 순간들도 결국 끝이 있긴 있었다. 떨어졌던 시험도 일 년 간의 재 도전 끝에 결국 붙게 되었고, 그제야 행복한 나날들이 인생에 흘러들어오기 시작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시기였지만 그래도 아무 의미 없이 보낸 공허한 시기는 아니었다. 인생의 저점에서 버텨본 경험으로 버티며 살아남는 멘탈을 얻었고, 힘들게 얻은 나의 직업에 대해서 더욱 소중하고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건강도 예전보다 좋아졌으며, 인간관계 또한 힘들 때 옆에 있어주는 소중한 사람들로 채워지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내 인생에 있어 잘 풀리지 않는 시기가 다시 찾아온다고 하더라도 나는 괜찮다.
소설이든, 영화든 흔히 명작이라 불리는 것들의 공통점은 주인공에게 시련이 닥치지만, 그 시련을 버텨내고 결국엔 이겨낸다는 점이다. 어떻게 사람 살아가는 인생에서 좋은 순간만 있을 수 있겠나.
시련을 겪어보지 못한 자는 인생의 참맛을 알지 못한다. 시련이 아무리 거세다 해도 우리가 버텨만 낼 수 있다면, 살아만 갈 수 있다면 결국 마지막 순간에는 인생의 큰 지혜와 보상을 얻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현재 당신이 무언가 잘 풀리지 않아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면 이 점을 꼭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 당신이 힘든 지금의 순간은 절대 영원하지 않고, 내 인생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시기임을. 당장은 고통스러울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누군가의 고통의 깊이를 다 헤아릴 수 없겠지만, 힘들더라도 일단은 하루만 더 살아가보자. 하루를 버텼으면 그다음 날도 살아가보자.
이 노래의 대상도 지금은 온갖 안 좋은 일들을 다 겪으며 힘들어하지만, 언젠가 골프 약속을 잡을 때, 비가 오지 않는 날이 한번쯤은 찾아올 것이다. 카드놀이를 하더라도 한 번은 상대보다 높은 패를 가지고 있는 순간이 찾아올 것이다.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행복한 노래를 부르는 날도 찾아오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