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인한 Nov 30. 2024

감정을 흘려보내는 방법

감정 흘려보내기

우리는 과거의 상처들을 꺼내기 두려워합니다. 과거의 상처들을 마주할 용기가 부족해 마음속 상자 안에 쑤셔 넣고는 시간이 지나 잊어버렸다고 착각합니다. 이젠 더는 아프지 않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참 겁이 많았습니다.

어렸을 땐 귀신이 나올까 봐 두려워 홀로 잠을 설쳤고, 학창 시절엔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지 못할까 봐 두려워했고, 성인이 되고 나서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상처가 두려워 항상 의심하고, 남에게 먼저 상처를 주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게 상처를 주고 나면, 스스로 낸 상처를 치료도 못하고 울었던 사람이었습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제일 무서웠던 것은 귀신도 아닌, 공부도 아닌, 잊었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상처였습니다. 분명히 시간은 약이라고 했는데, 맘 속 깊은 곳에 아무렇게나 넣어둔 나의 상처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저는 무언가 잘못됐음을 깨달았습니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을 부정하진 않겠습니다. 다만, 상처는 시간을 들여 관심을 갖고 보살펴 주어야 아문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감정도 똑같습니다. 상처가 곪아 터지기 전에 치료를 해야 합니다. 치료법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단지 그때의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는 용기로 숨겨놓았던 나의 감정을 온전히 느껴주면 충분합니다.

그 당시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두려운 감정도 인정합니다. 누군가의 상처의 무게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무겁기도 하니까요. 누군가의 상처는 살아가기 힘든 만큼의 고통을 가져오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제일 빠른 치료법은 감정에 저항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스스로의 두려움을 인정하고,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을 때의 느낌을 경험해 보셨으면 합니다. 울고 싶을 땐 울고. 우울하고 싶을 땐 애써 밝은 척하지 말고 한껏 우울해지고. 기쁠 때도 불안 없이 기뻐하세요.

다시 말해, 감정에 굴복하세요. 흐르는 강물은 우리가 어떻게 막는다 해도, 결국 터지기 마련입니다. 고통은 감정의 저항입니다.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흘려보내야만, 새로운 좋은 감정들이 들어옵니다.


저는 이젠 과거의 상처가 두렵지 않습니다. 두려움을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상처를 , 감정을 인정하고 난 후, 치유의 축복을 경험한 저는 과거의 상처를 오히려 찾아내는 중입니다.

마음속 깊은 상처들을 하나하나 꺼내서 정리할 때, 제 마음도 가볍고 평온해짐을 느낍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감정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그저 있는 그대로 느껴주세요. 어디로 가는지는 생각하지 말고요. 당신이 어디에 도착하더라도 그곳은 당신의 행복을 바라는, 사랑이 넘치는 장소일 테니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