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산책을 할 수 있는 청남대

청와대의 남쪽에 있는 별장

by 다온

보슬보슬 비 오는 토요일에 커피와 삼지구엽초 차, 노란 바나나, 탱글탱글한 대추 토마토를 준비해서 1시간 가량 후 도착한 곳은 청주시 문의면에 위치한 청남대에 도착했다. 가면서 주말이면 찾아오는 불청객인 비에 불평을 했다. 10년 전에 갔을 때는 자가용이 청남대에 들어갈 수 없고 일정장소에서 버스로 갈아탔었는데 오늘은 청남대 내부 주차장까지 들어가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주차를 안내하는 60대 이상의 어르신들이 많이 보였다. 안내를 받으며 주차를 했다. 비와 바람이 부는데도 자가용과 대형차들이 꽤 보였다. 아이들은 비가 와도 개의치 않고 노래도 부르며 여유 있게 장난치며 걷고 있다. 한편으로 비가 와서 교통이 덜 막히는 거겠지 하며 비가 오는 것도 나쁘지 않군 하며 위로받았다.


나는 도착 전까지 핸드폰에 전자신분증을 찾느라 밖을 제대로 안 본다고 남편은 투덜댔다. 내리기 직전 간신히 G4C 앱에서 전자신분증을 찾았다. 가끔 사용하기 때문에 들어가는 순서를 더듬는 것이 늘 불안하게 한다. 미로를 찾듯이 헤매는 것은 불쾌하다. 운 좋게 찾은 신분증에 어깨가 으쓱했다.



우리는 입장표를 사러 갔고, 남편이 신분증을 보여주니 6천 원에서 1천 원 할인을 해줬다. 나도 자랑스럽게 내 신분증을 보여줬다. 할인은 대전, 세종, 충남북 주민에 한정된다. 주차료가 포함되어 있는지 입장료만 구입하면 된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단체 손님 속에 일행이 되어 있었다.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까지 너무 가깝게 들렸다. 우리는 잽싸게 그들 틈을 피하기 위해 살짝 뛰었다. 그들은 같은 교회에서 온 것 같다. 알지 못하는 종교내용이라 재미가 없었다.



청남대는 한자 해석 그대로 남쪽에 있는 청와대 별장이며, 1983년 전두환 전 대통령이 휴식 공간으로 2년 6개월에 걸쳐 만들어진 곳이다. 별장이라 자연공간과 나무, 꽃들이 잘 가꿔져 있다. 자연도 관리 되지 않으면 인간이 접근할 수 없다. 잘 관리된 곳곳이 매력적이다. 나무와 꽃들에는 이름표가 있다. 2003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개방하면서 이름표를 부쳐졌다. 아는 나무도 이름이 있는 것이 생태 관광에 큰 도움이 된다. 한편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손자를 위해 이름표가 있다는 이야기도 내려온다.


이렇게 아름다운 정원을 국민에게 돌려준 노무현 대통령에게 감사드린다. 사람들의 욕심은 갖은것은 당연히 가져야 하고, 더 많은 것을 가지려고 한다. 모든 동물은 본인이 먹을 만큼만 소유하는데, 인간만이 본인이 배불러도 더 가지려고 발버둥 친다. 나는 어떨까 하고 되돌아본다. 솔직히 자신이 없다. 나의 욕심은 어디까지인지, 어디까지 솔직해질 수 있는지.


옆에서 더 가지려고 하면 목적도 없이 따라 한다. 남들이 가면 본인도 가려는 충동이 생긴다. 이게 인간의 본성일까? 가끔 맛이 별로인데도 남들이 가면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본인의 가치관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매사 흔들리게 된다.

초가정으로 가는 길은 왼쪽으로 골프장이 9홀이 있다. 부킹 없이 그들만이 즐기는 또 다른 공간이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샐러리맨이 한국에서 골프를 하는 것은 여러 가지로 난도가 높다. 첫째 주말 그린피 가격은 평일과 주말의 차이가 꽤 크다. 솔직히 평일 가격도 싸지 않지만 주말 가격은 너무 비싸다. 둘째 그린피 이외에 카트비, 캐디피, 식사료 등이 별도로 부과된다. 카트는 걷는 것을 좋아하는 골퍼에게는 돈을 내고 싶지 않다. 운동하러 왔는데 게임을 빨리 진행하기 위해 타는데 왜 골퍼가 부담할까?




일본의 골프장은 한국에 비해 골프장 수가 많아 세계 3위 수준이며, 노년층이 평일 이용이 많아 주말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 일본은 플레이 방식이 셀프 중심이나 한국은 캐디 중심으로 진행된다. 부대비용이 차가 크다.


일본 교토에 살 때 일본에서는 골프가 생활 스포츠로 정착했다. 1인도 언제든 부킹이 되는 온라인 시스템이 있다. 나의 숙소와 가까운 교토 골프장을 즐겨 갔다. 일본인들은 오케이가 없다. 오케이란 그린 위 홀컵 주위 1m 인근에 있을 때 땡그랑 홀인 하지 않아도 넣은 것으로 간주해 준다. 홀 주위에서 홀인 하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



하지만 캐디와 동반자들은 시간과 성적을 위해 다 같이 오케이를 주고받는다. 일본인은 공이 들어갈 때까지 퍼팅을 한다. 그들은 솔직하다. 그들에게는 오케이가 없다. 우수한 스코어보다 양심적인 스코어를 선택한다.


이런 것도 나라 간의 문화 차이인 것 같다. 나는 일본의 골프가 더 흥미롭다. 그들은 내기 골프를 하지 않는다. 본인과의 싸움을 한다. 진정한 스포츠로서 즐긴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변하길 바란다.



대통령의 기념관에는 전두환을 포함하여 5명의 대통령의 집무실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이명박의 출생지가 오사카인 것을 알게 되었다. 한국과 일본은 여러 가지로 얽혀 있다.


대통령길은 11개의 코스로 11km로 청남호와 산림이 어우러진 산책길이 있다. 산책길 중에 길지 않은 출렁다리가 있는 데 매혹적인 다리이다. 5명의 대통령의 길에 대한 사진과 설명도 같이 있다. 우리가 전직 대통령을 모두 존경하지 않지만 그들은 우리나라를 이끌었던 리더들이었다. 산책하다 보면 봉황의 숲을 만날 수 있다.


봉황이 날아오르는 듯한 22m의 구조물은 계단 없이 평평하게 연결되어 있다. 정상에 도착하면 주위의 전경을 구경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청남대 본관에 가면 침실, 서재, 접견실, 이미용실, 주방 등이 구성되어 있으며, 그 시대의 전자제품, 일반 가구들이 있다. 그 시대를 느낄 수 있다.



대통령 기념관을 나오면 분수대가 나온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하늘로 치솟는 분수대에 눈길이 간다. 그 옆으로 알록달록한 꽃들이 5월임을 증명하듯이 도란도란 피었다.




산책이 끝나갈 무렵 비는 멈추었다. 산책은 3시간 반정도였다. 갈 때쯤 비가 멈추니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아름다웠던 만큼 떠나는 것이 약간의 미련이 남았다. 이런 미련으로 또 이곳을 찾으리라 생각된다.


참고로 인근 지역에서 식사를 하면 할인도 된다고 한다. 식사를 하고 입장권을 사게 되면 더 큰 할인이 된다. 나의 경우는 관람 후 식사라 할인하러 다시 오지는 못하게 됐다.


지역주민들의 일자리 창출과 식당을 이용할때 입장권 할인 등으로 지역 활성화에 노력이 큰 도움이 되리라 여겨진다.


지금은 이 세상에 안 계시는 자전거 탄 보통서민 노무현 대통령이 문득 그리웠다. 앞으로 새로 당선될 대통령은 훌륭한 리더가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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