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발자국에는
아무런 소리가 없습니다
화려한 봄 끝자락
홀연히 추락해 버린
영산홍 꽃 몽오리처럼
뿌리 잃고 다리 잘려
나락으로 떨궈졌습니다
그리 무성한 자취조차
봄 바람에 멀어져 가면
그 바람에 나를 태워
그대 볼 수 없는 곳에
매몰차게 던져 버리렵니다
다시금 찾아오는 봄날
그대라는 따스한 볕이
잘린 두 다리를 비추고
어여삐 보다듬어 주면
그제야 분홍 꽃으로 피렵니다
내 발자국은
작은 바람 속을 날아 걸어
비로소 그대에게 속삭입니다
곰탱구리의 브런치스토리입니다. 살며 느껴온 모든 것들을 글로 써보려고 합니다. 60세에 출판작가를 꿈꾸는 지망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