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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바라기

by 곰탱구리

봄바람 조각조각 고이 접어

어여쁜 학 한 마리 만들면

내 마음을 지가 먼저 알아서

님께로 사뿐사뿐 내 소식 알려주려나


붉은 노을 한 움큼 베어내어

화사하게 손수건에 수 놓으면

여름 작은 미풍에 흩날려가

님께로 나플나플 내 마음 전해주려나


만월 달 빛 크게 한 폭 찢어내어

포근히 이불 위에 덮어놓으면

뒤척이는 꿈길에서 나를 몰아

님께로 폴짝폴짝 내 발걸음 데려가려나


내 살가운 그리운 님 계신 곳에

작은 두 발 동동 걷고 찾아가서

하이얀 두 손 수줍게 내어 밀면

따스이 맞잡고 보듬어 반겨주시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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