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치려고 다가서는 불안형, 방어하는 회피형
나는 연인의 부족한 점을 고치는 게 사랑이라 생각했다. 내가 상대를 이끌고 나가는 것이 이롭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나아가는 것인 줄 알았다. 그러나 우리는 그게 정답이 아니었다.
나는 상대의 작은 결점이 보이면 고치고 싶은 욕구가 많았다. 그것은 다툰 뒤에도 매 한 가지였다. 그에게 항상 솔루션을 제시해주고 싶었다.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며, 조언과 해결책을 무지 제안하고 또 말했다. 그것이 올바른 사랑의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그의 말을 듣고 충격을 감출 수 없었다.
"나는 상대를 고치려고 하는 게 좋지 않다고 생각해."
내가 그를 위해 하고 있던 행동이, 사실 그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자기 스스로 생각하며 고치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그저 상대가 발전하고 우리 관계가 더 나아지길 바랐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의 말은 나를 완전히 바뀌게 만들었다.
나는 어떤 관계에서건 보통 상대에게 도움을 주는 조언가 역할을 맡아왔다. 그래서 사랑에 있어서도 그게 옳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에게 이런 행동은 부담이자 강요에 가까웠다. 오히려 그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았기에 독이 되었다. 또한 심리학에서는 이걸 ‘조건부 수용’(Conditional Positive Regard)이라고 말한다. 상대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수용받지 못한다고 생각이 드는 것이다. 나와 같은 태도는 오히려 상대의 방어기제를 유발할 수 있는 문제였다.
사랑을 이유로 변화를 강요하면, 관계는 더 불안정해진다. 오히려 그 요구가 사랑을 파괴하는 것이다. 나는 이 사실을 깨닫고 조금 혼란스러웠다. '내게 있어 요구가 사랑이었는데, 그럼 바라는 게 없는 사랑을 해야 하는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후에 나의 결론은 서서히 정리되었다. 상대를 고치려고 하는 것이 아닌, 내 감정과 나의 욕구를 말하는 것이다.
“넌 왜 항상 답장을 늦게 해? 좀 빨리 답장하라고 몇 번 말했잖아.” (X)
“내가 답장을 오래 기다리면 마음이 불안해져. 네가 답장을 좀 더 빨리 주면 나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어떻게 생각해?” (O)
같은 말을 전하고자 하지만, 매우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는 두 문장이다. 2번의 포인트는 내 기분과 기대를 솔직히 말하는 것이다. 상대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도 내포되어 있다. 이렇게 상대를 위하고 나를 있는 그대로 말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변화하지 않는 사람은 없기에, 사람을 고쳐서 쓰는 건 올바르다. 하지만 상대에게 변화를 요구한다면 그것은 상대를 위한 것일까. 혹은 나 자신이 편하기 위함일까? 우리는 종종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를 고치려고 한다. 더 성숙해지라고, 더 따뜻해지라고, 더 관계를 중요시하라고. 조언이 사랑이고, 요구가 애정이라고 나는 믿어왔다. 하지만 그 마음속에는 ‘지금의 너는 조금 부족해’라는 메시지가 숨겨져 있었다. 그 말이 계속 쌓이면, 아무리 노력해도 ‘나는 이 사람에게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남는다.
애착이론에서는 이런 관계를 ‘불안-회피의 악순환’이라고 부른다. 한 사람은 더 다가가고, 더 고치려 하고, 다른 한 사람은 점점 멀어진다. 그리고 둘 다 외로워진다.
사랑이란 누군가를 바꾸는 것이 아니다. 서로의 불완전함을 함께 견디는 일이다.
혹 그의 불완전함을 고치고 싶다면, 예쁘게 말하는 대화의 기술을 알아야 한다. 사랑은 노력이고, 선택이자 책임이다. 그를 사랑하기로 했다면 대화의 방법도 익혀야 한다. 그리고 그도 당신을 있는 힘껏 사랑한다면, 당신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고치려고 할 것이다. 스스로 바뀔 것이다. 우리는 상대가 잘 바뀔 수 있도록 내면의 감정을 잘 표현해야 한다.
상대를 고치려 하지 않아도 충분히 사랑할 수 있다. 때로는 기다리고 포용하는 것도 사랑이 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그가 다가올 것이다.
나의 그 사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