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를 출산하고 3주만에 첫 미용실을 오픈했었다. 1인샵이어서 혼자 모든걸 다해야 했다.
미용실은 손님들 하고의 작업도 많지만 손님 머리 작업이 끝나고 나면 치워야 하는 나머지 것들이 참 많다.
출산 후 몸조리 없이 출근을 했던 내가 안쓰러웠던 남편은 퇴근 후 가게에 들려 조용히 모든 것을 다 정리해주고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내가 퇴근 후 집에 돌아가면 집도 깨끗하게 정리해두고 저녁 식사 준비까지 다 끝내 놓은 날이 많았다.
내가 해야 하는데 너무 고맙다고 말하면 남편은 항상 이렇게 말했다.
“시간 남는 사람이 하면 되지. 네 일, 내 일이 어디 있어. 우린 부부잖아 ~”
남편은 항상 내가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참 많이 도와주었다.
남편은 75년생이다.
6살 나이 차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귀여움이 많은 사람이다.
딸도 아빠가 귀여운지 대화를 하다 보면 너무 재미있어 웃음이 끊이질 않을 정도이다.
허무한 아재 개그도 참 잘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우리 아빠는 30대에도 엄한 아빠였던 것 같다.
아빠가 참 어려웠던 나의 어린 시절과 다르게 남편은 아이들과 잘 어울리고 장난스럽고 심지어 귀엽기까지 하다.
나는 그런 남편에게 사랑스럽다고 말로 표현해주고 귀엽다고 표현해주고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도 사랑스러운 칭찬은 아끼지 않는다.
사이 좋은 부모의 모습을 자주 보여주어야 한다. 일상의 모습 그대로가 자녀에게 주는 큰 영향력을 나는 안다.
그러니 사이 좋은 부부는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고 존중함이 기본이 되어 있어야 한다.
결이 예쁜 남편은 나를 많이 배려해주고 이해해주고 존중해주는 사람이다.
예민하고 뾰족했던 나는 이런 사람을 만나 아이를 낳고 조금씩 둥글둥글한 성격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