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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 풍경을 바라보던
아이들의 변화

by 캄스

하와이에서의 시간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었다.
그곳에서 우리 가족은, 그리고 아이들은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달라지고 있었다.


도시에 살 때 아이들은
창밖보다 화면을 더 오래 바라봤다.
아이들 탓만은 아니었다.
어른인 나조차
작고 반짝이는 화면 속 세상에 더 자주 빠져들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하와이에서는 달랐다.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와 야자수,
하늘 위를 천천히 나는 새들.
아이들은 그 모든 것에 오래도록 시선을 두었다.


특히 둘째는

아침마다 커튼을 젖히며 이렇게 물었다.
“오늘 하늘은 어때?”
그 짧은 말이 그렇게 기특할 수가 없었다.


아이들은 깨달아갔다.
멋진 놀잇감이 없어도,

빽빽한 스케줄이 없어도,
그저 창밖을 바라보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변화는

한국에 돌아온 후에도 이어졌다.

어느 날, 거실 창에 비친 노을 진 구름을 바라보던 첫째가 말했다.
“엄마, 우리한테 하늘에서 황금 복을 뿌려주는 것 같아!”


그 순간, 아이의 눈빛과 말이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뜨겁게 행복으로 올라왔다.
뭉클한 순간이었다.


나는 알았다.
자연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된 것,
그 눈빛이야말로

어떤 장난감보다 오래 남는,
우리 아이들이 하와이에서 받은 가장 값진 선물이었다.


다음 편 예고 :


<알리와의 뜻밖의 인연>
작은 만남이 남긴 커다란 울림, 하와이에서 이어진 특별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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