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하루가, 가장 조용한 기적이었다."
하와이에서의 3주는
영원히 변화를 남기는 거대한 사건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드라마 같은 이야기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 속에는
분명 가장 조용한 기적이 있었다.
아이들은 “또 가고 싶어”라는 말보다
“거기서 참 좋았어”라는 표현을 더 많이 했다.
그 짧은 말 안에 이미 모든 감정이 담겨 있었다.
남편 역시 “언젠가 다시”라는 희망보다
“그때 정말 편안했어”라는 기억을 먼저 꺼내놓았다.
첫째도, 둘째도
여전히 일상 속에서 하와이 이야기를 꺼낸다.
“엄마, 그때 파도 소리 기억나?”
“거기서 먹던 스팸 무스비가 진짜 맛있었지.”
사소한 순간마다 꺼내는 말속에서
그들의 눈빛이 반짝이고, 얼굴엔 미소가 번진다.
그 미소를 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우리가 정말 값진 시간을 살아냈다는 걸 느낀다.
그리고 나는,
그곳에서 배운 가장 큰 깨달음을 마음에 새겼다.
누군가가 정해둔 기준이 아니라,
내가 정한 속도로 하루를 살아도 된다는 것.
많은 걸 하지 않아도 괜찮고,
가끔은 멈추어 서 있어도 괜찮다는 것.
파도처럼 밀려왔다 밀려가는 시간 속에서,
멈춤은 결코 게으름이 아니라
삶을 더 깊게 바라보게 해주는 쉼표라는 걸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돌아와서도 나는 가끔 창밖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곳에서 보았던 푸른 바다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겹쳐 들리는 듯하다.
그럴 때면 마음속에서 고요하게 울리는 목소리가 있다.
“지금 이 순간, 이렇게 살아도 충분해.”
그것이야말로
내가 하와이에서 가져온,
우리 가족이 함께 만들어낸
가장 조용한 기적이었다.
다음 회차 예고:
6장. 여행이 끝나도, 삶은 계속된다
<하와이의 감각을 품고 살아가는 법>
상으로 돌아와도, 그 감각을 잃지 않는 방법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