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하다
계절이 지나고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의 이야기를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머릿속으로 생각하던 것을 구체화하여 함께 하는 이들에게 알리니 하나 같이 좋다고 의견을 모은다. 그 또한 신기하고 고마운 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책들과 함께라면 더 좋을 것 같아 도서관에 기획서를 내고 담당자와 미팅을 했다. 일이라고 생각하면 하지 않았을 텐데 역시 좋아서 하는 일엔 아이나 어른이나 힘이 들지 않는다.
나는 사람이 지낸 시간은 경험으로 남아 무엇이든 어떤 형태로든 그 안에 남는다고 믿는다. 이번에도 한때 기획팀에서 일했던 경험을 통해 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었던 거 같다. 내 생각엔 다른 이들도 별로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뭐 거절당하면 어떠냐. 또 다른 기회가 있겠지.
혹시나 다른 이들에게도 도움이 될까 생각의 흐름과 과정을 남겨두려 한다.
1. 장소
나는 우선 그림책을 사랑한다. 그래서 우리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장소인 도서관에서 하고 싶었다.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고 그림책과 텃밭이야기를 연결할 수도 있으니 우리에게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어디 있겠는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장소가 어울리는지 생각해 본다.
자주 가는 장소를 떠올려본다.
2. 내용
우리의 이야기와 그림책을 전시의 주제로 정하고 체험 활동과 알릴 수 있는 팸플릿도 함께 만들고 준비하였다. 함께 하게 된 이야기와 함께하는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의 이야기들 모든 것이 주제가 될 수 있다.
이 내용을 토대로 기획서를 만들고 사서선생님께 미팅 의뢰를 하여 전화, 이메일, 방문을 거쳐 ok 사인을 받았다.
전시의 주제를 생각해 본다.
담당자와 연락하고 전시 장소를 섭외한다.
사전 미팅을 통해 공간 구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진행상황을 공유한다.
예산을 짜고 준비해야 할 것에 대한 리스트를 만든다.
3. 진행
우리의 콘셉트에 맞는 소품과 식물을 준비했다. 회의를 통해서 아이들마다 식물을 한 가지씩 정하고 전시에 어떻게 놓을지 고민했다. 이때 소품은 도서관에 준비된 것이 많으니 꼭 사서 선생님과 소통을 통해 조율을 하길 바란다. 살아있는 식물도 함께 전시하기로 한 만큼 주 단위 일 단위로 당번을 정해 주변을 정리하고 식물을 돌보는 일을 하였다. 이 부분은 특히나 신경 썼던 부분인데 우리의 전시를 관람하시는 분만 아니라 직원분들께도 최대한 방해되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갈 때마다 흙이나 벌레, 정리, 물 주기 등을 실행하고 단톡에 서로 이야기하고 피드백하는 과정을 거쳤다.
주별로 체험 행사가 있을 때에는 조를 짜서 그 시간에 맞게 아이들이 행사를 진행하였다. 우유팩화분에 상추심기. 동식물 스티커 네일 등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주가 되어 진행하였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부쩍 자라는 느낌을 받아 좋았던 기억이 있다.
다음 해에는 우리의 구성의 특징 중 재능을 가진 분이 많아 놀이를 진행하거나 함께 동식물을 그려보는 등의 활동도 진행되었는데 그때도 아이들은 진행요원으로서의 활약이 빛이 났다.
도서관 전시를 위해 모두 손을 보탠다. 하나둘 밥상 차려지듯 이루어진다.
전시 소품 등 구성을 생각하고 준비한다.
전시일정과 우리의 일정을 조율하여 담당자를 정한다.
4. 전시 후 소감나누기
전시는 재미있게 마무리되었고 만족도가 아주 높았다. 그 보다 내가 놀라웠던 것은 아이들이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생명에 대해 생각하고 그것을 사람들과 나누는 장소가 집안이 아닌 공공의 장소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자세를 바로 잡았다. 어린이 대표로서 우리를 이야기하고 전시를 진행을 한다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큰 의미로 다가왔던 것 같다.
정리를 모두 함께 한다.
전시를 하기 전과 진행 중, 그 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1-2-3-4의 순서대로 생각해 보고 준비해서 진행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시기(도서관마다 전시 모집기간이 따로 있고 가능한 시기가 있다. 도서관이 아니더라도 그 장소가 가진 특성에 따라 정해진 기간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를 잘 생각해서 진행한다면 다들 별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라 본다. 그리고 진행 시 모든 것을 혼자 해내려 하기보다는 일이 많아지더라도 구성원들과 함께 하는 것이 좋다. 이야기를 함께 한다는 것은 속도가 아니라 작은 부분이라도 함께 참여함이 서로에게 힘이 될 것이다. 어른도 아이도 같다. 서로의 생각을 나눌 때 함께 자란다.
이번에도 내가 아이와 함께하며 바라는 것은 아이가 모두를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아주 나중에 잠깐 미소 지을 수 있는 순간으로 남는 것이다. 함께 자란다는 것은 서로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는 것이라 믿는다. 이러한 활동들이 좋은 영향력으로 모두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는 함께 자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