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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서를 쌓아 올린다
기억과 추억이라는 단서를
목적도 이유도 모른 체
그저 무심히 쌓아 올리다가
아름다운 패배의 선고가 내려질 때
쌓아 올린 단서를 복기한다
좋은 기억만 간직하고 싶은데
어떤 기억이 좋은 기억인지
좋은 추억만 간직하고 싶은데
어떤 추억이 좋은 추억인지
구분은 하지 못하고
기억이라는 이름의 나침반도
추억이라는 이름의 지도도 없이
나의 세포는 드넓은 바다가 되어
작은 구멍이 뚫린 돛단배를 타고
너를 찾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