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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앞 화단에 핀 꽃
집을 나갈 때
집으로 돌아올 때
너는 나와 눈 맞춤을 하며
인사하고는 했다
수많은 꽃의 호수
너는 작은 배처럼 떠 있었다
너와 보내고 싶다
아름다운 너와 함께 지내고 싶다
옮겨심을까
나의 화분으로
나와 함께 가지 않을래?
나는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골고루 자신을 덮어주던 물이 아닌
한 줄기로 쏟아지는 물의 삶
매일 새로운 아침을 제공해 준 흙이 아닌
뿌리를 속박하는 화분 속 삶
아침이 되면 이슬을 털어주곤 했던 바람
그런 바람이 없는 삶이
그녀에겐 고통이 되지 않을까
그래… 그렇다면
내가 떠나게 될 새로운 세상에
너의 뿌리를 내려주지 않을래
나와 함께 가지 않을래?
나는 잊고 있었다
너를 감싸주는 그 흙으로부터
너를 아프지 않게
상냥하게 옮기는 방법을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아침의 이슬을 뒤집어쓴
너의 모습도
바람에 털리는 그 이슬도
아름답구나, 너는
그거면 된 거야
새로운 세상으로 떠나고
다시 이곳에 온다면
그 이유는 오직 너 하나 때문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