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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부탁 하나

by 김규민

우리는 시간의 승객이라고

누군가 말하곤 했다


시간은 쌓여가는 것

설령

이 세상이 사라지더라도

뻔뻔하게

시간만은 뻔뻔하게

쌓여가겠지


시간은 흐르는 것

내가 사라져도

뻔뻔하게

시간만은 뻔뻔하게

흘러가겠지


우리는 강물

그들을 흐르게 만드는

마르지 않는 강물


그러니 너무

사랑을, 늙음을

후회를, 이별을

미워하지 말아줘


강물 속에서 헤엄치는

네 안의 물고기들을

너무 미워하지 말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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